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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달 1일 대전지법2계에선 벤츠 E-class E63 AMG 차량의 경매가 진행된다. 최초 감정가 3600만원에서 2차례 유찰돼 최저 입찰가가 49%까지 떨어진 1764만원이다.
2011년식으로 주행거리는 13만9204km로 조사됐다. 특수사고이력도 없었고 전반적인 관리상태는 양호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래 이 차종의 가격은 1억3000만원이 넘는다.
최근 코로나19(우한폐렴) 사태로 인한 경기불황 여파로 경매시장에 아파트와 같은 부동산뿐 아니라 차량도 쏟아져 나오고 있다. 경기침체로 세금을 체납하거나 매달 납부해야 하는 할부금을 내지 못한 차량이 늘어난 탓이다.
29일 지지옥션에 따르면 이달 들어 현재까지 전국 법원경매에서 진행된 차량 물건수는 851건으로, 지난달 804건을 이미 넘어섰다. 올 들어 ▲1월 705건 ▲2월 630건 ▲3월 195건 등으로 줄다가 4월 804건으로 크게 늘었다. 코로나19사태로 인해 지난 3월 한달간 경매법정이 휴정한 탓에 3월 크게 줄었다가 4월부터 다시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다만 물건이 늘어난 탓에 낙찰률과 낙찰가율은 감소하는 추세다. 낙찰률은 지난 1월 47.5%에 달했지만 이달 들어선 35.6%로 10%포인트 이상 줄었다. 낙찰가율도 같은 기간 77.2%에서 73%로 4.3%p 떨어졌다.
법원 자동차 경매도 아파트 같은 부동산과 마찬가지로 담보대출 등으로 대출금을 갚지 못해 경매에 나오는 경우가 많다. 특히 최근엔 리스나 할부가 활성화되면서 손쉽게 차를 샀다가 대출금을 갚지 못해 경매에 나오는 경우가 많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오명원 지지옥션 연구원은 "코로나19로 인해 경기가 어렵다 보니 경매시장에서 차량, 특히 수입차 물건이 최근 많이 늘어나고 있다"면서 "다만 겉은 멀쩡하고 속은 썩어있는 경우가 있을 수 있어 조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해 12월 전남 순천지법2계에서 경매 진행된 쉐보레 7.5톤 트럭은 감정가(2000만원)에 절반도 못 미치는 901만원에 장모씨가 낙찰받았다가 상태 확인 후 대금을 미납해 재매각이 진행되고 있다. 다음달 1일 감정가의 36%인 716만원에서 경매가 재개된다.
법원 경매를 통한 차량 경매는 중고 자동차매매와 같이 사고를 속이거나 미터기를 조작하는 속임수가 가능해 유의해야 한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법원 감정평가서에 차량의 외향이나 연식, 주행거리 등 기본적인 사항만 기재되기 때문이다.
업게 한 전문가는 "경매를 통해 차량을 낙찰받으려면 먼저 원하는 차의 시세 등 자료를 확보해야 한다"며 "중고차 시장에서 싸고 좋은 차는 없다는 점을 명심하고 정상 시세 범위보다 저렴하게 올라온 차를 고르는 눈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