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어 하반기 실적 전망 '우울'불확실성 불구 미래준비 '광폭행보'취임 2주년 구광모號, 모빌리티 대규모 투자 기대
  • '코로나19'로 예상치 못한 위기를 겪고 있는 삼성과 LG가 하반기를 앞두고 중장기 미래사업을 추진하는데 더 힘을 싣고 있어 눈길을 끈다.

    차세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에 수조 원대 투자를 집행한 삼성에 이어 취임 2주년을 맞은 LG 구광모 회장이 미래 모빌리티 시장을 집중 겨냥한 투자에 나설 것으로 보이며 불확실성이 큰 시기에도 미래를 위한 밑그림 작업을 놓지 않는 모습이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상반기 반도체와 TV, 가전 등 주요 사업에서 예상치 못한 실적 감소를 맛봤던 삼성전자와 LG전자가 하반기에도 한치 앞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일 것으로 보인다. 이미 2분기 실적 전망치가 하향 조정되는 가운데 하반기에도 소폭 회복세를 나타내거나 불안한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이 점쳐진다.

    삼성전자는 반도체와 TV 등 주력부문에서 시장이 위축된 영향을 크게 받고 있다.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확산되는 상황에서 비대면, 온라인이 강조되며 서버향 반도체 수요가 견조한 흐름을 나타낼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지만 상반기가 거의 지난 현 시점에선 오히려 지난해보다도 반도체 시장이 쪼그라들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는 올해 글로벌 반도체 시장 규모가 지난해보다 4% 가량 줄어든 3458억 달러(약 420조 원)가 될 것이라 전망하며 올해 다시 성장세로 전환될 것으로 봤던 올초 예측을 뒤집기도 했다.

    TV시장도 올해 전망이 어두운 것은 마찬가지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올해 글로벌 TV시장 규모는 2억 376만 대 수준으로 지난해 2억 2291만 대 대비 8.6%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내년에도 2억 1828만 대 규모로 지난해보다는 시장 전반이 커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봤다. 세계 TV시장을 주름잡는 삼성과 LG도 내년까지는 이 같은 수요흐름을 거스르기는 힘들다는게 중론이다.

    LG전자는 핵심 사업인 가전에서 선방하고 있지만 삼성과 마찬가지로 코로나19의 영향을 당분간은 피하기 어렵다. 비교적 탄탄한 흐름을 나타내는 국내 수요가 뒷받침을 하고 있지만 글로벌 경기 침체가 이어지는 상황을 감안하지 않을 수 없다.

    하반기에도 이 같은 불확실성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데미래사업을 준비에 속도를 늦추지 않고 있다는 점도 삼성과 LG의 공통적인 행보다.

    삼성은 이미 지난해부터 미래 집중 육성 사업 분야를 정해 수 조원의 투자 플랜을 가동하고 있지만 올해 코로나19로 변동성이 높아진 상황에도 그 계획을 변함없이 실행하고 있어 주목 받고 있다. 오히려 올들어 밝힌 신규 투자 계획도 대규모로 이뤄질 예정이라 코로나와 상관없이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는 작업에 우선순위를 높게 두고 있음이 드러났다는 평가다.

    여기에 최근에는 LG가 미래사업 투자에 광폭 행보를 나타내고 있어 무엇보다 미래준비에 역점을 두는 게 전자업계의 피할 수 없는 대세로 자리잡는 모양새다. 특히 조만간 취임 2주년을 맞는 구광모 LG 회장이 미래사업 발굴에 적극 나서면서 코로나 위기 속 기회를 모색하는 젊은 총수들의 경쟁구도가 재계의 새로운 관전 포인트가 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구 회장은 배터리를 중심으로 전기차 등 미래 모빌리티 시장에서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 등 그룹 전자계열사들도 이미 내부적으로 차량용 전장부품 사업을 진행하며 해당 시장에서 보폭을 넓히며 향후 시너지를 창출할 준비에 한창이다. 이번에 정의선 현대자동차 수석 부회장과의 회동을 통해 본격적인 모빌리티 시장 진출을 꾀하게 되면 LG도 그룹 차원의 대대적인 투자로 이어질 전망이다.

    위기 상황 속에서도 삼성과 LG의 적극적인 투자 행보가 이어지면 재계 전반에도 이 같은 분위기가 확산될 수 있다는 점에서 순기능을 할 것이란 기대감도 크다.

    재계 관계자는 "포스트 코로나를 대비해야 한다는 게 이미 기업들의 공통된 생각"이라며 "각기 상황이나 분야는 다르지만 주요 기업들의 선제적인 투자활동이 선순환을 자극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