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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가 박스권 장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정부의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에 따른 일부 수혜업종과 실적 기반 종목들에 대한 쏠림현상이 지속될 전망이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6~10일) 코스피 지수는 전주 대비 0.10%(2.16포인트) 내린 2150.25에 거래를 마쳤다. 지수는 코로나19 2차 확산 우려에도 중국 증시 훈풍에 초반 강세를 보였지만 하락 전환 후 2200선을 목전에 두고 등락을 거듭하면서 박스권 장세를 이어갔다.
증권가는 이번주 코스피 예상 등락범위를 2130~2200선으로 전망했다.
시장은 오는 14일 발표 예정인 정부의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 발표와 2분기 실적 발표에 주목하고 있다. 정부는 당초 오는 2025년까지 100조원 이상을 투입할 것이라 밝혔다는 점에서 원격의료를 비롯한 비대면, 디지털, 그린뉴딜에 대한 기대감이 높게 점쳐진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3차 추경안 통과에 따라 한국판 뉴딜 구체안을 대통령 직접 발표 형태로 공개할 예정"이라며 "디지털과 그린 뉴딜을 골자로 한 중장기 국가 프로젝트라는 점에서 관심이 집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노 연구원은 "그린 뉴딜의 경우 구체안 공개에 따라 수혜업종과 종목 구체화가 기대된다"며 "유럽 수소경제 로드맵 발표, 미국 태양광과 수소 에너지 관련주 강세 등 신재생 에너지 관련주에 관심이 커질 수 있는 환경으로, 디지털 뉴딜에 따른 디지털 인프라 확장 개념은 소프트웨어 멀티플 상승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른 관심업종으로는 소프트웨어와 신재생 에너지 관련주를 꼽았다.
2분기 실적 발표가 본격화되면서 당분간 실적 기반 종목들에 대한 쏠림현상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최재원 키움증권 연구원은 "2분기를 저점으로 하반기에 점차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는 컨센서스가 지배적이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 매출액 전망과 달리 전분기 대비 영업이익 증가가 예상되고 있는 것은 특징적"이라고 말했다. 다만 "하향 조정이 제한적이었던 오는 3분기와 4분기 실적 전망은 2분기 실적 발표를 기점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최 연구원은 "소위 'BBIG(바이오, 배터리, 인터넷, 게임)'로 불리는 해당 업종들은 코로나로 인한 충격이 제한됨에 따라 코로나 발발 이후에도 성장 가능성이 가속화됐다"면서 "최근까지도 경기회복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은 오는 하반기 기업 실적 전망의 하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하반기에도 이익모멘텀을 보유한 건강관리, 소프트웨어, 화학 등의 업종을 중심으로 양호한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판단된다"고 내다봤다.
이번주 시작되는 미국 어닝시즌, 미국 등 경제지표 발표도 국내 증시 변수로 꼽힌다.
박석현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 이익 급감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라며 “오히려 충분히 낮아진 이익 전망으로 어닝서프라이즈 효과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박 연구원은 "이미 상당폭 하향조정이 이뤄진 2분기 S&P500 기업 EPW 전망치를 고려할 때 이번 미국 어닝 시즌의 경우, 이익 서프라이즈 효과가 재개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다만 너무 앞서가는 것은 금물"이라고 분석했다.
노동길 연구원은 "미국 중심 지표 개선은 글로벌 투자심리 회복에 우호적이나 국내 주식시장 입장에서 외국인 자금 유입 시점을 늦추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며 "6월 소매판매, 소비자물가 시장 추정치는 전월 대미 회복세를 예견하고 있고, 필라델피아·뉴욕 등 지역 연준 발표 제조업 지수도 심리 지표라는 점에서 회복 기조를 이어갈 전망"이라고 밝혔다.
유럽 재정정책이 불확실성을 띄고 있다는 점은 증시 하락 요인으로 거론된다.
노 연구원은 "세계 주식시장은 주 후반 예정된 EU(유럽연합) 정상회담 결과를 부정적으로 해석할 여지가 있다"며 "EU 정상회담에서 여전한 국가 간 입장 차를 확인할 경우 재정정책 기대 균열에 따른 일부 실망감이 표출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