洪 부총리 발언이후 논란 증폭 文대통령 진화 서초구 그린벨트 인근 땅값 2~3억 치솟아정부 강남→강북 공급 계획 선회, 실효성 '글쎄'
  • ▲ 서울 아파트 전경. ⓒ 연합뉴스
    ▲ 서울 아파트 전경. ⓒ 연합뉴스
    부동산시장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서울 그린벨트 해제 논란이 일단락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나서 종지부를 찍었지만 집값은 또한번 치솟으며 정책 신뢰도에 흠집만 남겼다. 

    문 대통령은 지난 20일 청와대에서 가진 정세균 국무총리와의 주례회동에서 그린벨트는 미래세대를 위해 해제하지 않고 계속 보존해 나가야 한다고 언급했다. 

    지난 14일 주택 공급 확대를 위해 그린밸트 해제도 검토할 수 있다는 홍남기 경제부총리의 발언이후 불과 6일만에 정부 입장을 바꾼 셈이다. 정부는 7·10 부동산대책 발표이후 서울 도심에 주택 공급 계획을 논의하면서 그린벨트 해제도 검토한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그린벨트 해제론이 떠오르자 서울시가 강경하게 반대했다. 미래자산인 그린벨트를 성급하게 푸는 것보다 서울 정비사업 규제를 완화하는 것이 공급량 확대에 도움이 된다고 맞선 것이다. 

    게다가 그린벨트 해제 가능성이 거론되자 서초구 일대 땅값이 순식간에 치솟았다. 유력지역으로 세곡동, 내곡동이 점쳐지자 인근 땅 소유주들은 호가가 2~3억원씩 뛰어오르면서 톡톡히 반사이익을 올렸다. 내곡동 서초포레스타2단지 전용 84㎡ 호가는 13억원에서 15억원, 세곡동 강남LH단지 1단지 전용59㎡는 12억원으로 지난달보다 1억원 뛰었다.

    정부는 집값 안정을 위한 공급대책을 발표했는데 아이러니하게 서초구 집값 상승에 불만 붙인 셈이 됐다. 과거 정부가 그린벨트를 해제해 반값 아파트를 공급했으나 결국 분양가 대비 3~4배 이상 오르면서 실효성이 없다는 의견도 거론됐다.

    섣부르게 그린벨트 해제 검토 카드를 꺼냈다가 부동산 시장은 과열되고 여론이 악화되자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논란에 마침표를 찍었다. 

    지난 주말내 투자 문의가 줄을 잇던 서초구 세곡·내곡동 중개업소는 다시 잠잠해졌지만 빠르게 오른 호가를 떨어뜨리기에는 역부족이다. A중개업소 관계자는 "정부의 공급대책 발표이후 이 지역은 큰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됐다"며 "장기적 가치가 있다고 판단한 투자자들은 계속 관심을 보이는 중"이라고 귀뜸했다.

    그린벨트 해제 논란이 끝나자마자 시장의 관심은 강남에서 강북으로 옮겨갔다. 서울 태릉골프장 부지 활용 방안이 거론됐기 때문이다. 

    서울시 노원구에 1만채 규모의 미니신도시가 조성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으나 시장 반응은 싸늘하다. 골프장 부지 활용만으로는 공급 니즈를 충족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은 "태릉 골프장에 주택을 공급하기 위해서는 국방부와 협의가 필요한 사안인데 대안책 마련 등을 고려하면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며 "서울에서 국공립부지를 활용하더라도 단기에 유의미한 수준의 주택물량이 공급되긴 어려울 것"이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