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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와 삼성이 테슬라 독주를 막고 향후 친환경차 분야에서 시장을 주도하기 위해 바쁜 행보를 보이고 있다. 특히 양사 젊은 총수들이 의기투합해 이른바 K-연합전선을 구축함으로써 글로벌 시장에서 위상을 높인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
현대차그룹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1일 오전 경기도 화성시 현대차 남양기술연구소를 찾아 정의선 수석부회장을 만났다고 밝혔다.
개인적인 친분을 넘어 비즈니스 파트너로서의 시작인 셈이다.
이날 삼성 측에서는 이재용 부회장, 김기남 부회장, 삼성SDI 전영현 사장,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 강인엽 사장, 삼성종합기술원 황성우 사장 등이 방문했다.
현대차그룹에서는 정의선 수석부회장을 비롯해 현대기아차 상품담당 서보신 사장, 연구개발 기획조정담당 박동일 부사장 등이 삼성 경영진을 맞았다.
삼성 경영진은 차세대 친환경차와 UAM(도심항공모빌리티), 로보틱스 등 현대차그룹의 미래 신성장 영역 제품과 기술에 대한 설명을 듣고 관심 사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특히 양사 경영진은 연구개발 현장을 둘러보고 자율주행차와 수소전기차 등을 시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회동은 지난 5월 정 수석부회장이 충남 천안에 있는 삼성SDI 배터리 생산라인을 방문한 것에 대한 답방 차원으로 이뤄졌다. 당시 정 부회장은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 기술개발 현황을 공유했다.
정 부회장은 6월에 LG그룹 구광모 회장, 7월에는 SK그룹 최태원 회장을 릴레이로 만나 배터리 연합을 위한 토대를 마련했다.
남양연구소는 현대기아차의 종합 자동차 연구소로, R&D의 핵심 메카이다. 1995년 설립됐으며, 347만㎡ 규모를 갖췄다. 1만4000여명의 연구 인력이 근무하고 있다.
한편, 현대차는 2025년 전기차 100만대 판매, 시장점유율 10%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이번 회동은 전기차 시장에서 시장 주도권을 잡을 수 있다는 측면에서 이목을 집중시킨다. 반도체·디스플레이·배터리 업체인 삼성과 현대차그룹이 손잡을 경우 테슬라 독주를 막을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