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차 회장, 취임 후 노조지부장과 첫 만남… "산업 격변, 함께 헤쳐나가야"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취임 후 처음으로 노동조합(노조)을 만났다. 급변하는 산업 환경 속에 품질 향상, 고용 안정 등 ‘발전적 노사관계‘를 구축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평가다.

3일 현대차와 노조에 따르면 정 회장은 지난달 30일 울산공장에서 이상수 노조지부장과 면담 및 오찬을 가졌다. 

이 자리에는 하언태 현대차 사장, 이원희 사장, 장재훈 부사장 등이 함께했다.

이번 만남은 문재인 대통령의 울산공장 방문이 끝난 뒤 곧바로 자연스레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1시간 30여 분 동안 진행된 오찬에서 이 지부장은 정 회장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들은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 노사 협력 방안과 여러 현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정 회장은 “노사관계 안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직원 만족과 회사 발전이 일치할 수 있도록 함께 방법을 찾아가자”고 말했다.

이어 “전기차로 인한 산업의 격변을 노사가 함께 헤쳐나가야 한다”면서 “변화에 앞서 나갈 수 있도록 합심해 새롭게 해보자”라고 강조했다.

특히 정 회장은 “회장으로서 최대한 노력하겠다”며 “현장 동참이 중요하다”고 힘줘 말했다. 또 “노사 간 단체 협약은 중요한 것이고, 고용 불안이 발생하지 않도록 함께 노력해야 한다”며 “자부심을 갖고 일할 수 있는 방안을 찾자”고 제안했다.

이 지부장은 “품질 문제에 있어 노사가 따로 있을 수 없다”며 “함께 노력하자”고 답했다.

두 사람의 면담은 노사가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힘을 모은 것이란 해석이 많다. 특히 발전을 위해 적극 소통했다는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이 지부장은 “현대차 발전 원천인 울산 경제를 살리기 위해 신사업을 집중 투자해야 한다”며 “전기차에 필요한 대체 산업을 외부 생산이 아닌 울산공장 안에서 해소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올해 조합원은 코로나19(우한폐렴)를 극복하며 발전에 적극 기여했다”며 “내년 교섭에서 사측 화답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현대차 노사는 11년 만에 임금(기본급) 동결에 합의하고 한 차례의 파업 없이 협상을 마무리 지은 바 있다. 이는 코로나19로 어려워진 경제 상황과 위기 등을 감안한 것이다.

이와 함께 ’노사 공동발전 및 노사관계 변화를 위한 사회적 선언‘도 채택했다. 선언은 △국내공장 미래 경쟁력 확보와 재직자 고용 안정 △미래차 산업 변화 대응 △산업 위기 극복을 위한 부품업체 상생 지원 △품질 향상 등의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현대차 노사는 어려움을 겪는 부품업체를 돕고 품질 개선에 앞장선다는 방침이다.

문 대통령은 같은날 현대차 노사관계에 대해 “힘을 합쳐 사내 예방 활동은 물론 지역사회와 부품업체도 지원하는 공동 활동에 나섰다”고 평가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