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타 매각 불발로 딜 파기 가능성 높아져산은-현산 간 공문, 협상 등 중단사태딜 깨질 땐 금호 구조조정 원점으로
  • ▲ 아시아나항공 매각에 먹구름이 가득하다. 정몽규 HDC현산 회장 ⓒ뉴데일리
    ▲ 아시아나항공 매각에 먹구름이 가득하다. 정몽규 HDC현산 회장 ⓒ뉴데일리
    아시아나항공 매각에 먹구름이 가득하다. 

    아시아나 채권단인 산업은행 이동걸 회장과 매수자인 HDC현대산업개발 정몽규 회장이 독대를 통해 협상 실마리를 풀어가나 싶었으나 최근엔 '공문'도 오가지 않은 채 공전 상태가 길어지고 있다.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 매수를 포기하면서 항공산업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아시아나항공 역시 '노딜'에 그칠 것이란 관측이 뒤따르고 있다.

    ◆ 교착상태 빠진 협상… 입 닫은 현산

    24일 산업은행 등에 따르면 현재 산은과 현산 간의 협상은 지지부진한 상태다. 현산이 아시아나항공 매각 조건 재조정을 요청하며 '공문' 공방을 벌이던 지난달과는 온도차가 크다.    

    현재 현산은 인수계약서에 적힌 주요 선행조건인 해외 기업결합심사 등이 마무리됐음에도 채권단에 인수와 관련한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현산은 미래에셋금융과 컨소시엄을 구성, 지난해 12월 금호산업, 산업은행과 2조4999억원에 아시아나항공 인수계약(SPA)를 체결했다.

    그러나 올해 코로나19 사태가 번지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매달 대규모 적자가 쌓이는 상황이 계속되면서 현산이 주주매입에 주저하는 모습이다. 현산 측은 "인수조건 재점검을 요청한 상태"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채권단은 "현산과 논의가 오가고 있지 않다"고 반박하고 있다.

    사정이 이렇게되자, 현산이 계약을 무산시키거나 잔금을 최대한 미뤄 인수조건을 재조정하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뒤따른다.. 특히 계약 무산에 따른 책임을 피하기 위해 아시아나항공 회계처리를 문제삼은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 갑갑한 산은… 숨죽인 금호

    산업은행을 중심으로 한 채권단은 답답한을 토로하고 있다.

    애초 아시아나항공이 시장에 나오게된 것은 금호산업 구조조정 과정서 빌려준 돈을 회수하기 위해서인데 매각이 무산된다면 금호 구조조정의 판을 새로 짜야한다.

    산업은행이 현산 측에 아시아나 매각과정서 금융지원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에 있다.

    산업은행 측은 "매각 무산에 대한 가정은 하지 않고 있다"면서도 "현재 협상이 진전이 없는 상황은 맞다"고 말했다.

    금호산업의 경우 이번 매각이 가장 절박한 플레이어다. 채권단에 빌린 돈을 갚지 못해 핵심 계열사를 매물로 내놨지만 딜이 파기될 때에는 그룹 전체의 구조조정이 흔들릴 수 있다.

    일각에서는 금호가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아시아나를 내놓은 만큼 매각 차질을 반길 것이란 시각도 뒤따른다.

    단, 아시아나 매각이 틀어지더라도 항공사 직원 대량 실직과 같은 사태가 벌어지진 않을 것이란 예상이다. 이는 정부가 지난 4월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을 통해 1조7000억원을 긴급지원한 영향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