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오후 서울 모처서 세번째 담판 12주 실사 VS. 실사 거부 평행선 예고채권단 "플랜B, 기안기금 신청"
  •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과 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이 26일 아시아나항공 인수와 관련해 만난다. 

    두 사람의 만남은 이번이 세번째다. 코로나19 사태로 매각 과정이 지연될 때마다 '독대'를 벌였으나 성과는 없었다. 산은 이 회장은 이번엔 반드시 '담판'을 짓겠다는 입장이다. 더이상 현산에 질질 끌려다니지 않겠다는 뜻이다. 

    채권단인 산업은행은 일찌감치 딜 클로징 이후, 플랜B까지 공개하며 압박 수위를 최고조로 높였다. 거래가 종료되면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기간산업안정기금을 신청해 산은이 관리한 뒤 매각한다는 방침이다.

    이날 만남서 채권단의 요구사항은 간결하다. 

    현산이 진정성 있는 인수 의사를 보여줄 것. 현재처럼 12주의 재실사만 요구할 것이 아니라, 시장이 신뢰할 방안을 제시해달라는 것이다. 앞서 최대현 산은 부행장은 기자간담회서 "계약금 추가납입, 증자 등 방법이 있다. 매수자 입장서 책임있게 내놓은 것이 없다"고 말했다. 

    특히 산은은 현산과 소통 방식에 불편함을 호소해왔다. 대면 협상이 아닌 서면 협상으로 진행된 데다 논의를 주고 받는데 불필요한 오해가 발생하는 등 상당 시일이 소요돼서다. 또 현산이 언론을 통해 공개제안하는 것 등은 스스로 신뢰를 깎아내렸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현산 정몽규 회장이 인수 의지를 거듭 밝히고 매각 일정을 약속한다면 채권단도 충분히 딜을 이어갈 전망이다.

    실제 이동걸 회장은 최근 인터뷰서 "매각과 관련된 남은 일정을 담판 짓는 게 목표"라고 했다. 인수에 대한 확약이 어렵다면 종료시점은 확실하게 정하자는 의미다. 

    반면 정 회장은 이날 만남서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12주 재실사 주장을 굽히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로 아시아나항공의 가치가 떨어진데다 회계 부문에도 문제가 있다는 게 현산 측 주장이다. 이 회장은 '재실사 불가' 방침을 내놔 이 문제를 놓고 합의점을 찾기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아시아나항공이 지난 2/4분기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하는 등 코로나19 위기 속 선방한 만큼 극적으로 타협점을 찾을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산업은행은 이날 현산에 아시아나항공 인수와 관련한 지원책을 제시할 방침이다. 기존에 언급된 채권단 영구채 출자전환, 차입금 상환연장 등 외에 추가 지원책이 포함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