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강보합에 마감했다. 미국 멕시코만 일대의 석유시설이 허리케인 로라의 상륙을 앞두고 대부분 폐쇄되면서 공급 불안이 지속됐다.
26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미국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배럴당 0.04달러 상승(0.09%)한 43.39달러에, 중동산 두바이유는 0.49달러 오른 44.8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WTI의 경우 사흘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의 북해산 브렌트유는 전일대비 0.22달러 하락한 45.64달러에 거래됐다.
미국 원유 재고가 5주 연속 감소했다는 소식에 WTI의 상승폭은 제한적이었고, 브렌트유는 하락했다.
전날 미국 에너지정보청(EIA) 발표에 따르면 21일로 끝난 지난 한 주 동안 미국 원유재고는 470만배럴 줄어 5주째 감소세를 이어갔다. 예상치는 300만배럴 감소였다. 휘발유 재고는 458만배럴 줄었다. 예상치는 160만배럴 감소였다.
두 유종 모두 전날 기록했던 5개월 만에 최고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미국 남서부를 향하는 '4등급' 위력의 초대형 허리케인 로라 때문이다.
미국 국립허리케인센터는 이날 오후 로라가 "살아남기 힘든 수준의 재앙적 폭풍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텍사스 동부와 루이지애나 일대에 강력한 바람과 폭우가 덮칠 것이라고 예고했다. 멕시코만 지역에서 50만명 이상이 대피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시간당 최대 풍속 150마일(241㎞)의 로라는 160년 만에 가장 강력한 허리케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텍사스와 루이지애나가 접하고 있는 멕시코만에는 미국의 정제시설 45%가 위치해 있어 공급 차질이 우려된다.
미국 안전환경집행국(BSEE)에 따르면 멕시코만 시설의 84%가 폐쇄돼 하루 평균 160만배럴의 원유 생산이 중단됐다.
재난연구소 엔키리서치는 로라로 인한 직접적 피해와 경제적 소실이 최대 250억달러에 달할 수 있고, 이 가운데 석유시설 피해만 50억달러가 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