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협의로 결정… 매각 절차 밟을 듯해마다 100억~300억씩 적자안동일 사장 "경쟁력 없는 라인 고민"
  • ▲ 현대제철 순천공장ⓒ뉴데일리
    ▲ 현대제철 순천공장ⓒ뉴데일리

    현대제철이 내달 순천공장 컬러강판 라인을 폐쇄한다. 전기로 박판열연에 이어 컬러강판까지 접으면서, 사업 구조조정에 더욱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내달 순천공장 컬러강판 라인을 가동중단하기로 결정했다. 다만 정확한 가동중단 일자는 아직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가동 중단 후 남은 설비는 매각 수순을 밟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해당 설비 근무 인력은 사내 곳곳에 전환 배치될 전망이다.

    앞서 현대제철은 지난달 컬러라인 가동 여부 관련 노사협의 공문을 순천공장 노조에 발송한 바 있다. 이후 지속적인 논의를 거듭한 끝에 최종적으로 가동 중단을 결정했다.

    현대제철 컬러강판 사업은 전기로 열연박판과 함께 대표적인 비수익 사업으로 꼽힌다. 해당 사업부는 지난 2016년 300억원의 적자를 냈으며, 2017년과 2018년에도 각각 100억원, 200억원 수준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컬러강판 연간 생산능력은 17만톤 수준으로, 비중은 전체 생산량(2600만톤)의 0.7%에 불과하다.

    현대제철은 올 들어 비수익 사업 구조조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6월엔 당진제철소 전기로 박판열연 공장을 가동 중단한 데 이어 설비를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가뜩이나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는 상태에서 원자재 가격 상승과 함께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수주 급감이 배경으로 작용했다. 

    비수익 사업은 더 이상 끌고 가지 않겠다는 현대제철의 바뀐 방침이 그대로 드러나는 대목이다.

    안동일 현대제철 사장은 지난 11일 당진제철소에서 열린 노조와의 2020년 임단협 상견례에서 이같은 기조를 분명히 밝히기도 했다.

    안 사장은 "매년 1조 이상 수익을 내다가 지난해엔 3000억 수준에 머물렀고 올해는 아직 수익이 없다"며 "경쟁력 있는 라인은 특화하고 경쟁력 없는 라인은 고민하면서 노력하자"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금은 고용까지 걱정되는 상황이다"며 "임의로 직원들을 정리하는 일은 없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업계는 현대제철 사업 구조조정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 올 2월 단조사업 물적 분할을 시작으로 전기로 박판열연, 컬러강판까지 지속된 구조조정이 강관사업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업계 관계자는 "다음 구조조정 대상은 강관 사업부가 유력하다"며 "수익 향상에 집중하겠단 방침을 밝힌 만큼 비수익 사업 정리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