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시행 이후 정비사업 공급물량 부족건설사 먹거리 위해 아파트 지을 땅 확보 절실LH, 추석 이후 10월에만 9필지 공급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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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료사진.ⓒ연합뉴스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시행 이후 아파트 지을 땅이 부족해지면서 건설사들이 공공택지 내 아파트용지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수백대의 일의 경쟁률을 뚫어야 하는 것은 물론 악성 미분양 토지도 절실한 상황이다. 이에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추석 이후 내놓는 50여 필지를 놓고 건설·시행사들의 열띤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28일 LH에 따르면 추석 이후 10월에만 공급 예정인 공공택지지구 공동주택용지는 9필지에 달한다. 경기 파주운정3지구 A18블록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공급에 나선다.

    특히 청약경쟁률이 높은 2기 신도시인 경기 화성 동탄2지구, 파주 운정3지구 등 수도권 물량이 상당수 포함돼 있다. 두 신도시는 입주 초기와 달리 교통이나 편의시설 등이 다수 갖춰지면서 자족기능이 가능해져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대표적으로 다음달 5일 화성동탄2와 파주운정3 공동주택용지에 대한 설계공모 접수를 받는다. 규모는 동탄2가 6필지 30만528㎡, 운정3 2필지 9만7727㎡에 달한다.

    설계공모는 우수한 공동주택 설계를 제시하는 민간건설업체에 공동주택용지 우선 공급권을 부여하는 방식이다. 동탄2의 경우 3∼5개 법인으로 구성된 컨소시엄이, 파주운정3은 단독이나 3개 이하의 법인으로 구성된 컨소시엄이 응모할 수 있다.

    이어 울산다운2 B2블록(1446가구), 오산세교2 M1블록(903가구), 오산세교2 A13블록(1159가구), 영종하늘도시 A25블록(1260가구) 등도 대기 중이다.

    LH가 공급한 공동택지용지 경쟁률은 수백대 1에 달할 정도로 건설사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실제 지난 5월 분양한 인천 검단 AB19블록이 290대 1로 경쟁률이 가장 높았고 이어 ▲의왕고천 B2블록(276대 1) ▲인천 검단 AB20-1(268대 1) ▲양주 회천 A12블록(260대 1)▲충남 아산 탕정 A-12(251대 1) ▲경기 양주 옥정(212대 1) 등이 높은 경쟁률을 나타냈다.

    심지어는 공공택지 공급물량이 줄면서 오랜 기간 팔리지 않은 '악성 미분양 토지' 매입에도 손을 뻗치고 있다.

    실제 지난달 LH가 추첨 방식으로 공급한 '밀양나노융합 국가산업단지 공동주택용지 C1블록'이 3번째 공고 만에 주인을 찾는 데 성공했다. 지난해 6월과 올해 5월 공고를 냈지만 건설·시행사들의 외면을 받아 유찰된 토지였다. 

    앞서 LH가 지난 5월 매각에 성공한 경기 안성아양 공동주택용지 B-3-1블록(1만7100㎡)도 4차례 유찰을 겪은 악성 미분양 토지였다. 부지 면적이 작아 건설 가능한 가구수가 적고 향후 개발호재가 없다는 게 단점을 작용했다.

    이처럼 건설사들이 수익성 저하 우려에도 악성 미분양 토지 매입에 나선 이유는 아파트 지을 땅이 부족해서다. 지난 7월말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시행 이후 재건축·재개발 정비사업 물량이 대폭 줄은 데다 3기신도시 조성 전까지 나올 수 있는 공공택지가 예년에 비해 20∼30%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당장 이달 들어 서울 아파트 분양물량이 거의 없다시피하는 것처럼 연말까지 주택사업을 진행하기 위한 토지가 절실하다"며 "공공택지에 대형, 중소할 것 없이 모두 몰려들어 경쟁률이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