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상한제 시행이후 서울 분양물량 자취 감춰정비사업 의존도 높아…분양가 책정두고 사업지연 공급가뭄에 경쟁 불가피, 당첨 커트라인 고공행진
  •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시행이후 서울 분양 물량이 크게 줄면서 공급절벽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분양 예정이던 단지들이 일정을 확정짓지 못하고 있어 청약 열기는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5일 부동산 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10월 첫주 서울에서 청약 신청을 받는 곳은 단 1곳 뿐이다. 구로구 예미지 어반코어 오피스텔로 아파트 물량은 전무하다. 경기도나 대구, 울산 등 지방 분양 물량이 풍부한 것과 대조적이다.

    서울의 새 아파트 공급물량 절벽현상은 이미 지난달부터 포착됐다. 9월 서울에서 견본주택을 개관한 곳은 단 한군데도 없었다. 다른 지역과 달리 서울은 정비사업 의존도가 큰 곳인데, 정부의 각종 규제나 분양가 상한제로 사업 진행에 차질을 빚으면서 공급일정도 지연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해 하반기 분양계획을 세워둔 단지 대부분이 정비사업을 진행하는 곳들이다. 1만2032가구가 공급되는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를 비롯해 신반포3차와 경남아파트를 재건축하는 래미안원베일리가 대표적이다.

    현재 둔촌주공과 래미안원베일리 조합은 분양가 상한제 적용시 산정되는 분양가격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통보한 분양가보다 분양가 상한제로 책정되는 금액이 훨씬 높을 수 있다는 기대에서다. 두 곳은 각각 HUG로 부터 3.3㎡당 2970만원, 4891만원의 분양가를 책정받은 바 있다. 

    다만, 분양가 상한제에서 산정된 분양가가 HUG 통보 가격과 큰 차이가 없다면 후분양 선택 가능성도 열어둔 것으로 전해진다. 만약 두 조합 모두 후분양을 택한다면 서울 대규모 공급 기회는 수면 아래로 가라앉게 된다.

    이같은 공급 절벽현상은 서울 곳곳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하반기 역촌 동부센트레빌, 동대문구 이문1구역 래미안, 아크로 파크 브릿지(방배64구역), 은평1차 대방노블랜드(3-14블록) 자양 코오롱 하늘채 등이 분양을 앞두고 있으나 일정이 불확실한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일정이 예정보다 1~2달 지연되거나 해를 넘길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분양가 상한제 본격 시행으로 일반 분양가는 낮아지고 조합원 재산권 침해, 사업성 저하 우려로 후분양을 검토하는 곳이 늘면서 서울 분양 가뭄은 계속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같은 분위기 속에서 서울 청약을 노리는 실수요자들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미 시장에서 청약제도는 저렴한 분양가로 두배에 가까운 시세 차익을 누리는 기회로 여겨지면서 당첨 커트라인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일례로 지난 8월 말 분양했던 서울 양천구 신월동 '신목동 파라곤'에서 당첨 가점 만점자(84점)이 나오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앞으로 서울 분양 가뭄 속 단비처럼 공급될 물량에서 만점에 가까운 점수가 속출할 가능성이 크다고 입을 모은다.

    분양 리서치업체 관계자는 "하반기 서울에서 분양을 앞둔 단지들의 공급일정은 대부분 지연될 가능성이 크다"며 "물량 자체가 귀하다보니 공급을 확정지은 단지에서는 청약 고가점자들의 경쟁이 치열할 것"이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