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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가 중점 추진중인 그린뉴딜 가운데 하나인 '해상풍력에너지' 개발사업에 빨간불이 켜졌다.
대통령이 다녀간 서남해 해상풍력 실증단지의 발전기(3MW) 20기 가운데 4기의 날개가 부러지고 경제성이 턱없이 부족함에도 53조원이 넘는 사업비가 투입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7일 국회 산자위 이주환 의원(국민의힘)이 한전 등 에너지공기업으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산업부 산하 에너지 공기업이 추진중인 해상풍력사업은 모두 34개로 총 사업비만 53조6686억원이 투입된 것으로 집계됐다.
구체적으로는 한국전력이 2개소 추진에 11조9000억원, 남동발전은 10개소에 20조3624억원, 중부발전이 9개소(9조3925억원), 서부발전 4개소(6조7000억원), 동서발전 1개소(1126억원), 남부발전 3개소(1조1348억원), 한국수력원자력 4개소(2조6500억원), 석유공사 1개소(1조4163억원)이다.
이 의원은 “문재인 정부의 초기 에너지 전환 정책은 설치가 비교적 쉬운 태양광 발전 확대에 초점이 맞춰져 있지만 산지 태양광 설치에 따른 환경 파괴와 집중호우에 따른 산사태 유발 등 부작용이 드러나면서 최근 정부 에너지 정책은 풍력 발전 확대에 더 무게가 실리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이중 전북서남해 해상풍력 개발사업은 서남해 해상에 2.4GW 해상풍력단지를 구축하는 대규모사업으로 지난 7월17일 문재인 대통령이 조성 현장을 직접 방문해 세계 5위 해상풍력 강국 도약 비전을 발표하면서 그린뉴딜 정책의 중심에 섰다.
하지만 지난해 9월 이후 실증단지내 발전기의 날개, 즉 블레이드가 운영 도중 부러지는 등 파손이 잇따랐다고 이 의원은 지적했다. 즉 20기중 4기가 2019년 9월(1기)과 11월(2기) 12월(1기) 각각 파손되는 사고가 발생했는데 90m 높이에 달하는 대형구조물이 가혹한 자연환경을 견뎌내지 못한 탓이다.
이 의원은 "이제 1단계 실증 준공을 마치고 2단계인 400㎿(8㎿×50호기) 규모의 시범단지 사업을 총사업비 약 2조2000억원을 들여 착수하는데 국내기술 미흡으로 외국계 기업에 기술 종속이 되지 않을지 우려된다"며 "블레이드 안정성 확보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에너지 공기업들이 대부분 수십조원대 부채를 갖고 있거나 적자 영업이익을 기록하는 등 열악한 경영상황에도 경제성이 현저히 낮은 대규모 해상풍력발전단지 사업을 무리하게 강행하고 있다는 점도 도마에 올랐다.
이 의원은 “실제 석유공사가 추진하는 총사업비 1조4000억원대 규모의 동해 부유식 해상풍력발전사업은 사전타당성 경제성분석(B/C) 결과 0.55, 남동발전이 추진하는 총사업비 1조6127억원 규모의 전남신안해상풍력 발전은 0.53로 크게 낮았다”며 “발전 5개사가 추진하는 화력발전의 B/C가 적게는 1에서 많게는 1.34인 것으로 산출돼 높은 경제성을 보인 것과 비교한다면 매우 우려된디”고 지적했다.
이어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비중 20%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에너지공기업들이 준비되지 않은 채 무리하게 뛰어드는 모양새"라며 "지금부터라도 수치에 연연하지 않고 내실있는 에너지 정책을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