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S직 승진 위한 필기시험 합격자 8% 그친 것으로 추산일부 직원들 “승진 줄이려 일부러 난이도 높였나” 비난 최종합격까지 100명 채 안될 듯…노사 ‘채용비율’ 줄다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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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한은행 노사가 은행 내 저임금직군(RS‧Retail Service) 직원들에게 일반직 채용 기회를 부여하는 통 큰 합의를 이뤘지만 해당 시험의 합격률이 10%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추산된다.

    16일 신한은행 노조에 따르면 RS직 중 일반직 채용전환 조건을 갖춘 직원들을 대상으로 최근 치러진 필기시험의 합격률이 8%(140여명) 수준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RS직은 정규직에 속하지만 일반 정규직과 급여 체계가 달라 저임금직군으로 불린다. 입출금 업무와 간편 상담 등 개인고객창구업무를 주로 하는데 신한은행 내 RS직은 2500여 명이다. 

    RS직의 일반직 채용 전환 조건은 만 2년 이상 근무한 RS직 직원 중 펀드 3종(증권, 파생, 부동산)과 방카슈랑스 4종(생명, 손해, 제3, 변액보험) 자격증을 보유하고, 2020년 직무베이직 RS 과정 중 수신, 여신, 외환 전 과목을 이수한 직원들이 대상이다.

    이처럼 채용 전환 조건을 갖춘 직원들을 대상으로 일반직 전환을 위한 3가지 필기시험이 처음 진행됐으나 합격률이 한자릿수에 그친 것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지난 5월 노사가 RS직원 대상 일반직 채용 합의를 체결한 후 처음 치러진 필기시험의 난이도가 너무 높았다는 평가가 나온다”며 “사실상 RS직의 진급을 막는 의도는 아닌지 의심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사측은 “채용 전형이 진행되고 있어 합격률 등 세부 사안을 공개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신한은행 노조에서는 당초 RS직의 승진 규모를 100명~200명 이상 사측에 요구해왔다. 그러나 필기시험 합격자부터 140여 명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최종 면접 합격자는 100명이 안될 것이라는 말이 돌고 있다.

    이러한 은행 내 저임금직군의 승진 과정에 대한 논란은 신한은행 뿐만이 아니다.

    하나은행도 지난해 초 노사합의를 통해 행원B(특성화고 등 저임금직군)가 행원A(대졸공채)로 승진할 수 있는 공식 승진자격제도를 신설했다. 근속연수 5년, 자격증 획득, 수신‧여신‧외환 3가지 연수과정과 시험을 통과하면 행원A로 승진되는 것이 골자다.

    그러나 진급 대상자들의 승진시험 난이도가 높아 대부분 기준 점수를 충족하기 어려웠고, 진급에 성공하는 비율이 크게 떨어졌다. 

    하나은행 역시 시험 합격률이 10% 수준으로 저조해 사측이 승진을 줄이기 위해 일부러 난이도를 높인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인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