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전 매력'… 한 덩치에도 험로 주파 거뜬돌밭이나 구덩이 지나도 잡소리 없어경쟁 차종보다 1000만원 가량 비싸
  • ▲ 픽업트럭인 ‘리얼 뉴 콜로라도’ ⓒ한국지엠
    ▲ 픽업트럭인 ‘리얼 뉴 콜로라도’ ⓒ한국지엠
    커다란 바위와 진흙 구덩이를 충격 없이 통과한다. 외관과 주행 성능은 상남자에 가깝지만, 운전석에 앉으면 다루기 쉽고 영락없는 신사 같았다. 쉐보레 픽업트럭인 ‘리얼 뉴 콜로라도’ 얘기다.

    지난달 16일 열린 시승행사에서 리얼 뉴 콜로라도를 직접 타봤다. 리얼 뉴 콜로라도를 만난 장소는 아직 개발되지 않은 인천 영종도 오성산. 길이 아닌 거친 산을 내달린다는 자신감의 표현 같기도 했다.

    리얼 뉴 콜로라도는 멀리서 봐도 존재감을 뽐냈다. 전장(길이) 5395㎜, 전폭(너비) 1885㎜, 전고(높이) 1795㎜에 달하는 몸집은 광활한 미국의 냄새가 물씬 풍긴다. 굵직한 직선으로 뻗은 외관과 큼지막한 펜더는 한 덩치 하는데 볼 때마다 든든했다.

    부분 변경을 거쳐 바뀐 얼굴은 한층 젊어졌다. 검은색 라디에이터 그릴, 커다란 공기 흡입구 및 보호판(스키드 플레이트)은 다부진 느낌이다. 돌아서 뒤를 보면 쉐보레 영문이 크게 박혀 정통 픽업트럭임을 한눈에 알 수 있었다.

    시동을 걸고 기량 시험에 나섰다. 먼저 개울을 지나야 했다. 바퀴 절반 이상이 잠길 정도로 수심이 깊어 ‘물이 들어오지 않을까’하는 우려와 달리 거침없이 물살을 갈랐다.

    비가 많이 내려 만들어진 진흙 길을 지나 곧바로 최대 35도의 언덕을 올랐다. 등정 기록을 가진 산악인처럼 리얼 뉴 콜로라도는 여유가 넘쳤다. 울퉁불퉁한 길을 달리고 경사로를 돌파할 때 신기하게도 범퍼나 하체가 땅에 닿지 않아 인상적이다.

    성인 남성 허리춤까지 오는 구덩이가 연달아 있는 곳에 들어서자 차체가 기울기 시작했다. 한쪽 바퀴가 공중에 떠 높이 들릴 정도로 되자 바퀴가 헛돌아 당황했다.

    조심스레 가속 페달을 밟으니 헛돌던 바퀴는 멈추고, 지면에 붙어있는 다른 바퀴에 힘을 몰아 손쉽게 탈출했다. 차동 제한장치(LSD), 4륜 구동 효과를 톡톡히 봤다. 여기에 최고 출력 312마력, 최대 토크 38.0㎏·m인 가솔린(휘발유) 엔진은 시원스런 힘을 발휘했다.

    시승하는 동안 머릿속을 채운 것은 ‘잘 만들었다’는 생각이었다. 돌밭이나 웅덩이, 바위길, 진흙탕을 달릴 때 미세한 잡소리조차 없었기 때문이다. 안정적 주행을 돕는 든든한 프레임 보디는 짜임새가 좋다. 실내에 유입되는 소음은 크지 않았다.

    훌륭한 주행 능력은 험로 주파를 너무나 쉽게 만들었다. 리얼 뉴 콜로라도는 오프로드 뿐만 아니라 도시의 아스팔트에서도 탁월한 성능과 개성 있는 모습으로 주목 받는다. 빛나게 눈에 확 띄는 존재감, 1170L에 달하는 화물 적재 공간은 덤이다.

    아쉬운 점도 분명했다. 편의 사양이 빈약하고, 쉐보레임을 감안할 때 가격을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다. 스마트키가 아닌 ‘돌리는’ 큼직한 열쇠로 시동을 걸어야 한다. 내장은 실용성과 다목적성이 목적이라 한들 가격대에 적절하지 않은 수준이다.

    리얼 뉴 콜로라도는 판매 가격이 트림(세부 모델)별로 3830만~4649만원이다. 경쟁 차종보다 1000만원가량 비싸다.

    픽업트럭은 국내 시장에서 레저와 캠핑 열풍 등에 힘입어 뜨거운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픽업트럭 시장은 2017년 2만2912대, 2018년 4만2021대로 급성장했다. 지난해엔 4만2615대를 기록해 2년 연속 4만 대 고지를 넘어섰다.
  • ▲ 픽업트럭인 ‘리얼 뉴 콜로라도’ ⓒ박상재 기자
    ▲ 픽업트럭인 ‘리얼 뉴 콜로라도’ ⓒ박상재 기자
  • ▲ 픽업트럭인 ‘리얼 뉴 콜로라도’ ⓒ한국지엠
    ▲ 픽업트럭인 ‘리얼 뉴 콜로라도’ ⓒ한국지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