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소비자물가 0.6% 상승… 두달 연속 0%대 그쳐농축수산물 11.1%↑… 돼지고기 18.4%↑·사과 36.4%↑부동산 헛발질에 집세 0.6%↑… 여파로 근원물가도 출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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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세품귀.ⓒ연합뉴스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두달 연속 0%대 상승률에 머물렀다. 중국발 코로나19(우한 폐렴) 재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외식물가 등의 상승이 제한됐다는 분석이다.하지만 역대 최장기 장마와 집중호우 여파가 이어지면서 채소와 과실 등 농·축·수산물 가격은 껑충 뛰었다. 특히 임대차 3법 등 정부의 연이은 부동산정책 '헛발질' 논란 속에 전·월세 등 집세 부담이 석달 연속 큰 폭으로 올랐다. 낮은 국제유가 등으로 전반적인 저물가가 이어지는 가운데 서민 체감도가 높은 밥상물가와 집세 등은 고공행진을 이어간 셈이다.'경기 온도계'로 불리는 근원물가는 지난해 8월 이후 1년3개월째 이어오던 0%대 상승률을 깨고 1.0% 반짝 상승해 눈길을 끌었다. 집세 부담 상승과 신차 출시 효과, 돼지고기 등 축산물 상승 폭 확대 등이 영향을 끼쳤다는 게 통계청 설명이다.2일 통계청이 내놓은 11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5.50(2015년=100 기준)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0.6% 올랐다. 소비자물가는 지난 7월부터 전 국민에게 나눠준 긴급재난지원금이 제한적으로나마 영향을 미치면서 상승세를 타고 9월 여섯달 만에 1%대 상승률을 기록했지만, 이후 두달 연속 0%대 상승에 그쳤다.11월 물가를 품목성질별로 살펴보면 농·축·수산물(11.1%)과 서비스(0.4%)는 지난해보다 오르고 공업제품(-0.9%), 전기·수도·가스(-4.1%)는 내렸다.농·축·수산물은 양파(75.2%), 파(60.9%), 고춧가루(30.8%), 돼지고기(18.4%), 국산쇠고기(10.5%) 등의 상승 폭이 컸다. 오이(-35.4%), 배추(-28.4%), 무(-24.7%), 상추(-22.2%), 콩(-8.1%) 등은 가격이 내렸다.공업제품은 석유류가 가격 하락을 이끌었다. 경유(-18.9%), 등유(-15.7%), 휘발유(-14.1%)가 내렸다. 국제유가 하락이 반영됐다는 게 통계청 설명이다. 7월부터 정부의 승용차 개별소비세 인하 폭이 축소하면서 줄곧 내림세를 보이던 다목적승용차(2.2%) 가격은 오름세를 보였다. 수입승용차(5.1%)와 기능성 화장품(7.3%), 구두(6.3%), 휴대전화기(2.9%) 등도 1년 전보다 상승했다.전기·수도·가스는 도시가스(-10.3%), 지역난방비(-2.6%)는 내리고 상수도료(0.3%)는 올랐다.서비스 부문은 1년 전보다 0.4% 상승했다. 공공서비스(-2.0%)는 내리고 개인서비스(1.3%)는 오른 가운데 집세(0.6%)가 또 껑충 뛰었다. 2018년 6월(0.6%) 이후 가장 많이 상승했다. 전세(0.8%)는 2018년 12월(0.9%) 이후 1년10개월 만, 월세(0.4%)는 2016년 11월(0.4%) 이후 4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앞선 달보다도 각각 0.1%씩 동반 상승했다. 정부가 밀어붙인 임대차 3법 시행 이후 전세대란이 빚어지는 시장 상황이 통계에 반영된 셈이다.공공서비스는 외래진료비(2.4%), 국제항공료(8.1%)는 오른 반면 고등학교납입금(-74.4%)과 휴대전화료(-3.3%)가 내렸다. 휴대전화료는 정부의 통신비(2만원) 지원 여파가 이어졌지만, 거품이 빠지면서 하락 폭은 크게 둔화했다.개인서비스는 보험서비스료(8.1%)와 공동주택관리비(5.9%), 구내식당식사비(2.6%), 중학생 학원비(2.1%)가 올랐다. 반면 학교급식비(-51.3%)와 해외단체여행비(-5.4%), 햄버거(-5.3%), 피자(-4.3%)가 줄었다. 서비스 물가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외식 물가는 0.9% 상승에 그쳤다. 코로나19(우한 폐렴) 재확산에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된 탓으로 보인다. -
- ▲ 대형마트 축산물 코너.ⓒ연합뉴스
계절 요인이나 일시적인 충격에 따른 물가변동분을 제외하고 장기적인 추세를 파악하려고 작성한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근원물가)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 상승했다. 지난 4월(0.3%)부터 9월(0.9%)까지 소폭이지만 오름세를 이어오다 10월(0.1%) 반락한 지 한달 만에 급등했다.OECD 기준 근원물가인 '식료품 및 에너지제외지수'는 지난해보다 0.6% 올랐다. 10월(-0.3%)에 1999년 9월(-0.4%) 이후 최대 하락을 기록했다가 한달 만에 9월(0.6%) 수준을 회복했다.체감물가를 파악하려고 지출 비중이 크고 자주 사는 141개 품목을 토대로 작성한 생활물가지수는 지난해보다 0.1% 하락했다. 식품(3.7%)은 오른 반면 식품 이외(-2.3%)는 내렸다.신선식품지수는 1년 전보다 13.1% 오르며 물가 상승을 견인했다. 생선·해산물 등 신선어개(7.1%)와 신선채소(7.0%), 신선과실(25.1%) 모두 올랐다. 다만 신선채소 상승률은 10월(20.3%)보다 둔화했다. 지난해 작황이 좋아 가격이 낮았던 데 따른 기저효과로 해석된다.지역별 등락률을 보면 충남(1.0%), 경남(0.9%), 인천·경기(0.8%), 전북(0.7%), 서울·전남·제주(0.6%), 대구·강원(0.5%), 대전·울산·충북(0.4%), 부산·경북(0.2%), 광주(0.1%) 등 모든 지역이 상승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