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 KT 공시지원금 40만원까지 상향신도림 휴대폰 집단상가, 불법보조금 성행 '0원폰' 마케팅도온라인도 10만원대 후반 가능… 물량 부족 현상도
  • ▲ '아이폰12 미니'ⓒSKT
    ▲ '아이폰12 미니'ⓒSKT
    애플의 첫 5G 스마트폰 중 하나인 '아이폰12 미니' 모델이 출시된지 2주만에 '공짜폰'으로 전락했다. 최근 공시지원금 상향에 따른 불법 보조금(리베이트) 확산에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휴대폰 집단상가에서는 어렵지 않게 20만원 초반대 구매가 가능했고, 심지어 고객 유치를 위한 '0원폰' 마케팅을 펼치는 곳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지난 1일 저녁 6시경 서울 신도림 테크노마트 내 휴대폰 집단상가를 방문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외부활동 자제 권고로 한산한 분위기를 예상했지만, 퇴근시간이라 그런지 핸드폰을 구매하려는 사람들이 꽤 있었다.

    마스크를 쓰고도 판매점 직원들의 호객 행위는 여전했다. "물어만 보고 가요", "어떤 물건 찾으세요?", "가장 싸게 드릴게요"라는 말로 상담을 유도했다. 8시 마감 시간을 얼마 남기지 않은 터라 고객 모시기 경쟁은 더 치열했다.
  • ▲ 모 커뮤니티에 올라온 '아이폰12 미니' 구매 후기.ⓒ커뮤니티 게시판 화면 캡쳐
    ▲ 모 커뮤니티에 올라온 '아이폰12 미니' 구매 후기.ⓒ커뮤니티 게시판 화면 캡쳐
    ◆LG유플러스 기기변경시 0원… 단, 여러가지 조건 따라붙어

    "저한테는 2만원만 남고 공짜폰 드리는건데, 왜 계약을 안하세요?"

    이날 일부 판매점에서는 공짜폰 마케팅이 펼쳐졌다. 기자에게 금액은 입밖으로 얘기하지 말라고 신신당부한 끝에 보여준 화면에는 숫자가 가득했지만, 기기값은 0원이라고 강조했다. 본인에게는 2만원만 남는 손해보는 장사라는 말도 더했다.

    해당 직원은 아이폰12 미니 128GB 모델 기준, SK텔레콤에서 LG유플러스로 기기변경 시 기기값을 내지 않는 선택지를 보여줬다. 여기에 카드사 제휴 할인을 더하면 8만5000원 요금제에서 2000원씩 추가 할인까지 가능하다고 했다.

    지난달 30일 국내 출시된 아이폰12 시리즈 중 가장 저렴한 미니는 128GB 모델 기준 출고가가 101만 2000원이다. 직원이 제시한 화면을 살펴보니, 공시지원금으로 40만원을 입력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여기에 55만원 상당의 불법보조금이 적용된 셈이다.

    이동통신 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에 따르면 판매점은 통신사가 정한 공시지원금 외에도 추가로 고객에게 공시지원금의 15%에 해당되는 보조금을 지급할 수 있다. 이 금액을 초과한 보조금을 지급하면 불법이다.

    말만 공짜폰일뿐, 여러가지 조건도 따라붙었다. 고객은 고가요금제 최소 6개월 유지와 부가서비스 3개월 사용 등의 조건을 이행해야 한다. 카드 실적에 대한 조건도 있다. 2년간 월 30만원 상당의 특정 신용카드 사용금액을 지켜줘야 한다.

    판매점 직원은 "여기 다 돌아다녀봤자 이 금액이 거의 최저"라며 "지금 당장 사야지 이 가격으로 가능하다. 내일되면 가격이 달라질 수 있다"고 구매를 재촉했다.

    또 다른 판매점에서는 KT로 기기를 변경할 경우, 고객이 내야 할 돈은 17만 6000원에 불과했다. 앞서 문의한 같은 기종으로 9만원짜리 요금제를 6개월 이상 사용할시 적용되는 금액이다. 공시지원금은 39만원으로 책정됐을 때, 불법보조금은 약 34만원 상당이다.

    온라인도 상황이 같다. 일부 유통 채널에 불법 보조금이 풀리면서 20만원 후반부터 최대 10만원 후반대까지 구매가 가능해졌다. 실제로 뽐뿌 등 휴대폰구매정보 커뮤니티에는 아이폰12 미니 64GB는 18만원, 128GB는 29만원에 구매했다는 후기가 올라오고 있다.

    한 온라인 판매 관계자는 "아이폰12 미니 재고가 많지 않은 상황이라 예약을 미리 해야 하는 상황"이라면서 "10명이 찾으면 기기는 1대밖에 없다"고 말했다.
  • ▲ 모 커뮤니티에 올라온 '아이폰12 미니' 구매 후기.ⓒ커뮤니티 게시판 화면 캡쳐
    ◆아이폰 공시지원금 확대 이례적… 고객 가입 효과 최대로

    아이폰 신제품의 공시지원금 확대는 이례적이다. 보통 아이폰은 지원금이 적고, 시간이 지나도 가격이 떨어지지 않아 가격방어율이 높은 것이 특징이다. 하지만 KT에 이어 LG유플러스도 공시지원금을 상향하면서 할인판매가 진행 중이다.

    1일 기준 LG유플러스는 아이폰12 미니 모델의 공시지원금을 최대 43만원으로 상향했다. 출시 직후 LG유플러스의 아이폰12 미니 공시지원금은 최저 10만원에서 최대 20만 3000원 선이었다. 2주도 채 안되서 두 배 가까이 오른 것.

    KT도 지난달 27일 아이폰12 미니의 공시지원금을 15만~42만원으로 일주일 만에 2배 가량 올렸다. SK텔레콤은 아직까지 공시지원금을 조정하지 않았다. SK텔레콤의 경우 아이폰12 미니의 공시지원금은 6만 5000원부터 최대 13만 8000원이다.

    이처럼 통신사들이 아이폰12 미니 공시지원금을 높인 이유는 가입 문턱을 낮춰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출시된 아이폰 시리즈 중 출고가가 가장 낮은 만큼, 공시지원금 상향 시 고객 가입 효과가 가장 크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판매점 직원은 "아이폰은 공시지원금이 많이 나오는 폰 자체가 아닌데, 이번에 지원금을 늘리면서 아이폰12 미니 가격이 많이 떨어졌다"면서 "사실 아이폰은 상담도 잘 안하려고 하는데, 찾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고 털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