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거래량 273건에 불과..5개월 연속 감소세중저가 아파트 몰린 일부 자치구선 매매거래량 증가전세난에 지친 세입자 매매나서며 중저가 아파트 신고가 경신
  • ▲ 서울의 한 부동산중개업소.ⓒ연합뉴스
    ▲ 서울의 한 부동산중개업소.ⓒ연합뉴스

    정부의 강력한 규제와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해 서울 아파트 매매시장에서 '거래절벽'이 심화되고 있다. 하지만 가을 이사철을 맞아 전세난이 가중되면서 9억원 이하 중저가 아파트는 높은 가격에 팔리고 있다. 거래는 줄어드는데 집값이 오르는 왜곡현상이 발생하는 이유다.

    16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날 기준 11월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273건에 불과하다. 아직 보름여가 남아있고 한달간의 거래신고일을 감안하더라도 매우 적은 수치다.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지난 6월 1만5615건을 기록한 뒤 ▲7월 1만646건 ▲8월 4988건 ▲9월 3770건 ▲10월 3467건 등 4개월 연속 감소세를 기록했다. 

    특히 이달 들어 하루 평균 20건에도 못 미치는 거래량을 기록하고 있어 2008년 10월 금융위기 당시 기록했던 1519건에 근접한 수준의 거래량이 예상되고 있다.

    업계 한 전문가는 "대출규제와 양도소득세 및 종합부동산세 강화 등으로 인해 고가 아파트에 대한 매매수요가 대폭 줄고 있다"며 "연말까지 이같은 흐름이 계속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거래는 대폭 줄었지만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세는 여전하다. 한국감정원 통계에 따르면 오히려 두달 넘게 0.01% 상승에 머물렀던 서울 아파트값이 지난 두주 연속 0.02% 상승하며 오름폭을 키웠다.

    보유세 강화로 인해 강남권 매매시장은 관망세가 짙어진 반면 전세난에 쫓긴 세입자들이 중랑구와 노원·구로구 등 상대적으로 집값이 저렴한 곳에서 매매로 전환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실제 일부 자치구에서는 거래량이 오히려 늘어난 곳도 있다. 대표적으로 중랑구는 지난 9월 103건에서 지난달 124건으로 늘었다. 도봉구도 같은기간 140건에서 178건으로 거래량이 증가했다. 인근 노원구도 17건 늘어난 329건의 거래가 이뤄져 서울 자치구 중 가장 많은 거래량을 기록했다.

    이들 지역 모두 상대적으로 저렴한 구축 단지가 밀집한 외곽 지역이다. 거래가 비교적 많은 만큼 덩달아 가격도 오르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시스템에 따르면 강북구 미아동 '벽산라이브파크'는 전용 59㎡는 지난 9월 5억3500만원(10층)에 거래됐는데 한달 만인 지난달 5억9500만원(12층)으로 뛰었다.

    노원구 상계동 '수락리버시티4단지' 전용 59㎡도 이달 초 5억2000만 원으로 올해 최고가를 찍었다. 중랑구 면목동에선 '일신강변' 전용 59㎡가 이달 4억6750만원에 거래돼 신고가를 경신했다.

    전세난에 지친 세입자들이 매수에 나서면서 이같이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부동산대책 이후 안정세를 보이던 집값이 전세난 때문에 다시 들썩이고 있는 상황"이라며 "전세를 안정시켜야만 매매시장도 안정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