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비스포크' 인기몰이창립 이래 첫 생활가전 출신 '사장' 탄생주역 임원 2인 '부사장' 올라… 오랜만의 승진잔치승기 잡은 삼성 생활가전, '집콕' 수요 잡기 총력
  • ▲ 삼성 비스포크 냉장고, 식기세척기, 직화오븐 전자레인지, 인덕션, 큐브냉장고(왼쪽부터) ⓒ삼성전자
    ▲ 삼성 비스포크 냉장고, 식기세척기, 직화오븐 전자레인지, 인덕션, 큐브냉장고(왼쪽부터) ⓒ삼성전자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가 맞춤형 가전 브랜드 '비스포크'를 선보인지 1년 여만에 성과를 인정받으며 유례없는 승진 잔치로 주목받고 있다. 올해 성과로 생활가전사업이 힘을 받으면서 코로나19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내년에도 집콕 수요 공략을 위해 다양한 신제품 출시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는 지난 2일부터 진행된 2021년 정기 인사에서 승진자를 대거 배출하며 올 한해 성과를 인정받았다.

    우선 사장단 인사에서 삼성전자 역사 상 처음으로 생활가전사업 출신 사장이 탄생했다. 생활가전사업부에서만 34년을 근무한 이재승 사장이 그 주인공이다. 이 신임 사장은 생활가전사업부에서 생장고개발그룹장, 생활가전 개발팀장 등을 역임하며 삼성 가전과 역사를 함께 했고 최근 출시한 신개념 프리미엄 가전인 '무풍에어컨'과 '비스포크' 브랜드 개발을 주도한 인물로 알려졌다. 올초부터 생활가전사업부장을 맡은지 1년도 채 되지 않아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하게 됐을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았다.

    이어진 임원 인사에서는 2명의 신규 부사장도 탄생했다. 통상 부사장급 임명자들은 차기 CEO 후보군으로 삼을만큼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되는데 생활가전사업부에서는 개발과 전략·마케팅 분야에서 각각 이기수 부사장과 이강협 부사장이 이름을 올렸다.

    이들 역시 올해 특히 인기몰이를 한 비스포크 라인을 출시하는데 힘을 모았던 인물들이다. 비스포크라는 브랜드를 만들고 '맞춤형 가전'이라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것 뿐만 아니라 이 같은 콘셉트에 알맞는 기능과 디자인을 갖춘 제품 라인업을 개발하는 과정을 책임졌던 이들이 나란히 승진자 명단에 오른 셈이다.

    결론적으로 이번 삼성 생활가전사업부 핵심 인사들의 승진에는 '비스포크'라는 맞춤형 가전 브랜드가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해석할 수 있다. 비스포크는 가족 수나 집 인테리어에 따라 다양한 도어 개수와 색상, 소재를 적용한 나만의 가전을 만들 수 있다는 개념을 적용했고 이 같은 신개념 가전으로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고 평가받는다.

    지난해 6월 냉장고를 시작으로 올해 식기세척기, 인덕션 등으로 라인업을 확장한 삼성 비스포크는 현재 삼성 가전 매출의 절반 이상을 책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냉장고의 경우 지난 10월 말 기준으로 비스포크 라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65%에 달할 정도로 빠른 속도로 기존 디자인의 냉장고를 대체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올해는 식기세척기를 중심으로 전자레인지, 인덕션, 큐브냉장고 등 잇따라 출시된 비스포크 라인이 냉장고의 뒤를 따르고 있는 모양새다. 식기세척기가 새로운 필수 생활가전으로 자리잡고 있는 가운데 비스포크 식기세척기의 인기몰이로 지난 6월 출시 이후 올 3분기까지 국내 식기세척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배 가까이 증가하기도 했다. 인덕션도 냉장고와 식기세척기에 이어 올해(10월 말 기준) 130% 매출 성장을 기록하기도 했다.

    코로나19로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늘어 가전 수요가 급증한 것도 비스포크 성장과 맞아떨어졌다는 분석이다. 가전업계 전반이 올 한해 호황을 누리는 가운데, 가구수에 상관없이 크기와 색상, 구성을 꾸릴 수 있는 비스포크가 다양한 세대 수요를 흡수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올해 성과를 인정받은 삼성 생활가전사업부는 내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코로나19 상황 속에 더 다양한 신제품을 선보이고 비스포크 브랜드를 업그레이드 할 수 있는 동력을 얻었다. 올해는 연초 열리는 가전박람회 'CES' 개최가 어려운 상황이지만 온라인을 활용해 필요한 시점에 적절하게 신제품을 선보이고 시장을 세부적으로 공략하는 방향으로 탄력받은 생활가전사업에 더 힘을 실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