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4월1일 합병… 6개 사업부문 재편김동관 사장, 승진 이어 포트폴리오 확대주요 사업 미래 방향 결정 및 투자 계획 등 중장기 비전 수립 지휘 나설 듯
  • ▲ 서울 중구 소재 한화솔루션 본사. ⓒ권창회 기자
    ▲ 서울 중구 소재 한화솔루션 본사. ⓒ권창회 기자
    한화솔루션이 자회사인 한화갤러리아를 흡수합병하고, 한화도시개발을 분할합병한다. 합병으로 경영효율성이 제고되는 것은 물론,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로 사업 부문간 시너지를 모색할 여건이 마련된 셈이다. 동시에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의 보폭 역시 넓어질 전망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전날 한화솔루션은 이사회를 열고 이 같이 결의했다. 한화도시개발은 자산개발 사업 부문과 울주부지 부문으로 인적분할한 뒤 자산개발 사업 부문을 흡수한다.

    이번 소규모 합병은 경영효율성 제고와 사업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추진된다. 22일 계약을 체결한 뒤 내년 4월1일 합병을 완료할 계획이다. 100% 연결 자회사이 만큼 신규합병 법인의 재무구조에는 변화가 없다.

    한화솔루션 측은 "100% 지분을 보유한 소유 자회사와 합병은 각 부문간 자원의 효율적인 배분과 의사결정 구조 단순화를 통해 경영효율성을 극대화하자는 취지에서 결정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한화솔루션은 기존 케미칼과 큐셀, 첨단소재, 전략 4개 부문에 갤러리아와 도시개발이 추가돼 총 6개 부문으로 재편된다. 도시개발 부문을 제외한 5개 부문은 각자 대표 체제로 운영된다. 도시개발 부문은 사업 규모가 비교적 작다는 점을 고려해 부문장 체제로 간다.

    한화갤러리아는 백화점과 도·소매업, 부동산 임대업을 주요 사업으로 영위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매출 4744억원, 순손실 896억원을 기록했다. 지속적인 사업 부진으로 유동성 흐름이 막히자 지난해 4월 면세점 사업을 포기했고, 백화점은 지점 매각으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

    부동산개발을 전문으로 하는 한화도시개발도 적자 늪에 빠진 상태다. 지난해 매출 106억원, 순손실 19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대비 매출은 반토막이 났고, 적자 폭도 확대됐다.

    이들 부문은 이번 합병으로 신용도가 상승하면서 자본조달 비용을 줄일 수 있고, 기존 사업의 수익성을 높일 수 있을 전망이다.

    갤러리아 부문은 기존 백화점 사업 강화와 합병회사의 사업 역량을 활용한 신규 사업 기회 창출을 기대하고 있다. 특히 프리미엄 리테일 분야와 신규 사업 투자금 마련이 유리해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 갤러리아 부문의 신용등급은 한화솔루션보다 3단계 낮은 'A-'지만, 합병 후에는 한화솔루션의 신용등급 'AA-'을 적용받는다. 

    한편, 한화솔루션이 몸집을 키우면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 김동관 사장의 경영 행보는 물론, 승계 작업에도 힘이 실릴 전망이다. 김 사장은 김 회장의 뒤를 이을 차기 총수로 지목되고 있는 인물이다.

    앞서 김 사장은 지난해 말 부사장으로 승진한 뒤 올해 초부터 한화케미칼과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가 합병한 한화솔루션의 전략부문장을 맡으며 경영 전면에 나섰다. 이어 올해 10월 인사를 통해 사장으로 승진했다.

    김 사장이 맡은 전략부문장은 주요 사업의 미래 방향을 결정하고 투자 계획 등 중장기 비전을 수립하는 핵심 직책이다. 즉 김 사장이 갤러리아와 도시개발 부문까지 포함한 청사진을 그리고, 각 부문 대표에게 제안을 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이번 흡수합병 대상이 이미 연결 자회사로 묶여있는 만큼 지배구조 강화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한화솔루션의 규모를 키움으로써 승계 작업의 지렛대 역할을 할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김 사장이 주도하는 한화솔루션이 여러 자회사와의 합병을 통해 사업부문간 시너지를 모색하고 있다"며 "중장기 미래전략과 신사업을 주도해 온 김 사장의 경영 보폭도 한층 넓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