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과 수도권, 지방광역시에서 타오르던 부동산 열기가 비규제지역으로 옮겨붙기 시작했다. 집값의 70%까지 대출 가능하고 다주택자도 대출을 활용할 수 있어 투자자들의 관심이 크다. 여기에 급격히 치솟은 전셋값으로 갈곳을 잃은 실수요자까지 비규제지역을 눈여겨보고 있다. 투자자와 실수요자의 발길이 맞물리면서 한동안 소외됐던 지역 부동산에 훈풍이 불어 닥칠 전망이다. 뉴데일리경제는 경기도 양평과 가평, 동두천을 찾아 올해 비규제지역의 부동산시장을 살펴봤다.<편집자주>
"전국적으로 집값이 오를 때도 양평은 그저 조용했는데 요즘 분위기가 심상치 않습니다. 평일에는 지역주민들이, 주말에는 외지고객들이나 서울 중개업소 대표들이 방문해 새 아파트 분양정보를 문의하는 경우가 종종 있어요." (경기도 양평군 양평읍 A공인중개업소 대표)
15일 서울 도심을 벗어나 약 50분을 달리니 양평읍 초입에 공사중인 고층아파트와 견본주택이 모습을 드러냈다. 경의중앙선 양평역앞에선 분양을 앞둔 건설사 홍보 직원들이 지역주민 5~6명을 상대로 설명에 한창이었다.
최근 모집을 끝낸 양평 반도 유보라 견본주택 외부에는 '100% 분양완료' 현수막이 크게 내걸렸다. 양평역 1분 거리에는 일신건영이 시공을 맡은 '양평 센트럴파크 써밋' 공사가 진행중이었다. 양평역 일대를 중심으로 퍼진 부동산 열기를 거리 곳곳에서 느낄 수 있었다.
양평역 인근에서 10년 넘게 공인중개업을 운영중인 A대표는 요즘 지역 부동산 분위기가 미묘하게 달라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작년 하반기에도 포레나 양평이나 휴먼빌 등 공급이 줄을 이었지만 청약 미달이 빈번했다"며 "그런데 최근 반도유보라 아이비파크가 빨리 완판되면서 양평지역 중개업소 사이에서도 이례적이었다. 원래 이렇게까지 물량 소화가 빨리되는 지역은 아니다"라고 언급했다.
-
최근 분양을 앞둔 한라비발디나 포스코 더샵 관련 입지 분석, 분양가 정보를 파악하는 고객도 많은 것으로 전해진다. 양평지역 중개업소들은 올해부터 더 빠르게 분양물량이 소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입을 모았다. 비규제지역 장점이 두드러진 덕분에 실수요자와 투자자 모두 양평에 관심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B대표는 "요즘 서울뿐아니라 하남, 남양주, 구리 집값과 전세값이 모두 올라서 세를 살던 젊은 사람들이 내집 마련을 목표로 양평에 많이 유입됐다"며 "지금은 이 수요를 받아줄 물량이 없다보니 강상면 초등학교 인근 전원주택으로 입주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2~3년내 새 아파트가 입주를 시작하면 양평내에서 이동하는 가구와 외지에서 유입되는 이들이 맞물리면서 전세 수요는 충분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몇해전까지 '세컨드하우스' 개념으로 양평을 바라보던 고객이 주를 이뤘지만 요즘에는 실거주 목적으로 문의하는 이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서울과 수도권 집값이 급격하게 오르고 대출 한도가 줄어들어 내집마련이 어려워지자 경기도로 눈을 돌리고 있어서다.
B대표는 "양평은 아직 3.3㎡당 가격이 1300만~1400만원에 불과하고, 비규제지역이라 중도금 대출을 최대 70%까지 받을 수 있다. 그러다보니 새 아파트 분양정보를 파악하는 젊은 신혼부부나 어린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장기적인 투자 목적으로 양평을 눈여겨보는 이들도 많다. 올해부터는 분양권도 1주택으로 취급되고 단기매매시 40~50% 세금을 부과해 분양권으로 큰 이익을 보긴 힘들지만 집값 상승에 따른 시세차익을 기대하고 접근하는 셈이다.
C공인중개업소 대표는 "2년 사이 전국 집값이 다 올랐고, 파주나 김포같은 비규제지역도 조금 늦긴 했지만 (풍선효과로) 결국은 집값이 올랐다"며 "양평 새 아파트도 수도권보다 집값 오름 속도가 더디긴 하겠지만 적어도 4000만원 이상 시세차익은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교통망과 상권 기반을 갖춘 양평읍 곳곳에 새 아파트 분양이 예정돼 있다보니 향후 부동산 가치 상승에 기대감도 상당하다. KTX를 타면 서울 청량리역까지 20분대에 진입할 수 있고, 수도권 제2순환도로가 2022년말, 양평~이천고속도로도 2025년말 개통을 앞두고 있다. 서울 송파~양평간 고속도로도 예비타당성 조사에 들어간 상태라 향후 교통망은 더욱 탄탄해질 전망이다. 양평시장, 하나로마트, 롯데마트, 양평군립도서관, 남한강 접근성도 편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