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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과 수도권, 지방광역시에서 타오르던 부동산열기가 비규제지역으로 옮겨 붙기 시작했다. 집값의 70%까지 대출이 가능하고, 다주택자도 대출을 활용할 수 있어 투자자 관심이 크다. 여기에 급격히 치솟은 전셋값으로 갈 곳을 잃은 실수요자까지 비규제지역을 눈여겨보고 있다. 투자자와 실수요자 발길이 맞물리면서 한동안 소외됐던 지역부동산에 훈풍이 예상된다. 뉴데일리경제는 경기도 양평과 가평, 동두천·양주를 찾아 올해 비규제지역 부동산시장 상황을 살펴봤다.<편집자주>
경기도 동북부 산간지역에 놓인 가평군은 강을 안고 산으로 둘러싸인 천혜자연을 간직한 곳이다. 동쪽으로는 홍천강과 북한강이 합류해 서남방향으로 흐르고, 북쪽으론 화악산이 주산이 돼 여러 산맥이 사방으로 뻗쳐 있다. 통계청 주민등록인구현황에 따르면 가평군 인구수는 2020년 기준 6만3670명으로 작은 고을이다.새해 경기도 가평군 가평역 주변에 GS건설 '자이'와 DL이앤씨(옛 대림산업) 'e편한세상'이 나란이 분양에 나선다. 두 단지 합쳐 1000가구(가평자이 505가구+e편한세상가평퍼스트원 472가구) 규모다. 이들 모두 도시개발사업으로 가평종합운동장을 사이에 두고 993m 정도 떨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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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가평에 10대건설사 아파트가 공급된 적은 단 한번도 없었다. 최근 5년간 공급된 아파트도 1000가구가 채 되지 않는다. 연도별로 보면 △2016년 243가구 △2017년 0가구 △2018년 119가구 △2019년 221가구 △2020년 168가구가 전부다.
공급이 뜸했던 가평에 연초부터 1군 아파트 분양소식이 전해지면서 실수요는 물론 투자문의도 줄을 잇고 있다.
가평군 대곡리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연말, 연초 타지역에서 온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면서 "가평일대에 이런 부동산열기는 처음"이라고 말했다.
이어 "작년 10월에 공급된 센트럴파크 더 스카이는 분양 한 달만에 완판돼 초피(분양권에 붙는 첫 웃돈)가 1000만원가량 붙었다"며 "여기는 시골인지라 군민 상당수가 청약통장이 없다. 계약자 절반이상이 외지인"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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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시장이 과열되면서 보이는 매매거래 증가세와 신고가 갱신사례가 빈번하게 나타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가평군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681건으로 전년동기 473건 대비 44%나 늘었고, 매매가격도 연일 치솟고 있다.
일례로 가평군 청평면 '청평삼성쉐르빌' 전용 84㎡ 경우 지난해 12월18일 2억900만원에 매매된 직후 일주일만인 26일 2억4000만원으로, 나흘만인 30일 2억4500만원으로 자고 일어나기 무섭게 집값이 널뛰었다.
난개발과 환경훼손에 대한 우려도 적잖다. 실제 이번에 공급되는 GS건설 '가평자이'와 DL이앤씨 'e편한세상 가평 퍼스트원' 현장을 직접 방문한 결과 언덕중턱 2~4차선 좁은 찻길에 고개를 깎아서 '터다지기' 기초공사가 한창이었다.최신영 리얼투데이 본부장은 "두 단지 분양결과에 따라 비규제지역인 가평을 눈여겨 볼 건설사들이 늘어날 수 있다"면서 "도시개발도 물론 중요하지만 난개발 방지를 위한 장치나 방안도 수립돼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