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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과 수도권, 지방광역시에서 타오르던 부동산 열기가 비규제지역으로 옮겨붙기 시작했다. 집값의 70%까지 대출 가능하고 다주택자도 대출을 활용할 수 있어 투자자들의 관심이 크다. 여기에 급격히 치솟은 전셋값으로 갈곳을 잃은 실수요자까지 비규제지역을 눈여겨보고 있다. 투자자와 실수요자의 발길이 맞물리면서 한동안 소외됐던 지역 부동산에 훈풍이 불어 닥칠 전망이다. 뉴데일리경제는 경기도 양평과 가평, 동두천을 찾아 올해 비규제지역의 부동산시장을 살펴봤다.<편집자주>
"최근 전세난이 심각해지자 아파트 전세는 씨가 말랐고 아예 집을 사겠다고 나선 젊은 층이 크게 늘었어요. 일부 단지는 집주인이 일주일새 5000만원 이상 올리는 경우도 있어요. 작년까지만 해도 파리만 날렸는데 무슨 일인가 싶어요." (경기도 양주시 옥정동 B공인중개소 대표)
지난 20일 서울 도심을 빠져나와 새로 생긴 구리포천고속도로를 20여분 달려 옥정IC를 빠져나오니 고층아파트가 즐비하게 늘어선 신도시가 나왔다. 아직 공사중인 아파트가 있지만 과거 몇년전만 해도 이곳이 논밭이었다니 믿기지가 않았다.
옥정신도시 인근 W공인중개소 관계자는 "몇 년전만해도 이곳은 '미분양 무덤'이라고 불릴 정도로 찾는 사람이 거의 없는 곳이었다"며 "최근 GTX 얘기가 나오면서 한달새 5000만원에서 1억원씩 가격이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현지 중개업소에 따르면 옥정신도시 '옥정센트럴파크푸르지오' 전용면적 58㎡이 지난해 12월 4억2000만원에 손바뀜했다. 현재는 5억~6억원에도 매물이 나와 있었다.
이 단지는 지난해 12월초만 해도 3억3000만원에 실거래되던 단지였다. 한달새 무려 1억원 이상 오른 가격에 거래되고 있으며 호가는 2억~3억원 가까이 오른 셈이다.
실제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18일 기준 경기 양주시 아파트값 상승률은 1.27%를 기록해 전국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지난해 12월까지만 하더라도 가격상승률이 0.3%를 넘지 않았다. 지난해 총 아파트 가격 변동률이 0.08%에 불과할 정도로 가격이 정체돼 있던 곳이었다.
하지만 올 들어 1월 첫째주 1.44% 상승률을 기록하며 통계작성 이래 최고 상승률을 보이더니 지난주 1.35%, 이번주 1.27%로 상승세를 이어가며 전국 최고 상승률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11월부터 조정대상지역 해제 얘기가 나오면서 집값이 더 오를 것이란 기대감에 미리 투자에 나선 사람들이 많았다는 분석이다. 양주시는 지난해 '6·17부동산대책'으로 조정대상지역에 포함됐지만 집값 상승이 미미한 백석읍, 남‧광적‧은현면을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했다.
게다가 지난해 12월 강남 삼성역과 연결되는 GTX-C노선 민간투자대상사업 지정 및 사업기본계획을 고시했는데 양주시 덕정역이 이 노선의 시작점이다보니 교통호재가 부각됐다는 분석이다.
인근의 다른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이달 입주를 시작한 '양주옥정 1차 대방노블랜드' 분양권은 웃돈이 2억원 넘게 붙어 거래되고 있다"며 "전셋값이 분양가와 비슷한데다 교통까지 좋아진다고 하니 차라리 사겠다고 나서는 실수요자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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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두천시 지행동 인근 P공인중개소 대표는 "비규제지역인데다 GTX 개통 호재까지 엮이면서 최근 분위기가 급상승하고 있다"며 "워낙 이곳 아파트값이 저가여서 매매에 큰 부담을 안갖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실제 '동두천동양엔파트' 전용 84㎡가 지난해 12월말 2억3000만원에 거래돼 신고가를 기록했다. 이 단지는 1억원대에 거래되던 아파트였지만 최근 호가는 최고 2억8000만원까지 올랐다.
인근의 '대방노블랜드' 전용 50㎡ 역시 최근 1억650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 아파트는 불과 한 달 전만 해도 1억2900만원에 매매되기도 했다.
인근의 다른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지난해만 해도 아파트값이 거의 변동이 없었고 오히려 떨어지던 시기도 있었다"면서 "올해 GTX 등 교통 호재가 알려진 덕분인지 문의하는 손님들이 부쩍 늘었다"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