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 넘겨 상반기도 힘들 듯유력 서부시험장 제외… LH, 다른 후보지들 시큰둥"자기 땅도 값도 시기도 맘대로 못하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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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를 넘긴 대한항공의 송현동 부지 매각 작업이 하염없이 늦어지고 있다.
거래 상대방인 서울시장 자리가 비어있고 당사자격인 LH 사장자리도 공석이다.
유동성 마련에 한시가 급한 대한항공은 송현동 대신 부랴부랴 유상증자 규모를 늘리고 있다.25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과 서울시의 송현동 부지 거래는 잠정 중단된 상태다. 양 측은 지난 11월 국민권익위원회 중재안을 바탕으로 협상을 마무리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서울시의 입장 변화로 무산됐다.당장 돈이 없는 서울시 대신 LH가 대한항공에 값을 치르고, LH는 시 소유 부지를 가져가는 형태였지만 마포구 서부운전면허시험장이 유력후보지가 되면서 논란이 일었다.
인근 주민들은 공공임대가 들어설 것을 염려해 반발했고 이내 서울시는 발을 뺐다. 조정문 내 대금지급시점도 '조속한 시일내'로 바꿔달라고 했다. 제일 중요한 돈 줄 시점을 뭉뚱그리겠다고 나선 것이다.
대한항공은 “지급 시점이 불분명하다”며 단박에 거절했고 그 사이 서부운전면허시험장 부지는 교환 대상에서 제외됐다. 최근 LH는 서울시에 관련 내용을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LH는 “해당 부지는 주택 사업 여건을 갖추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LH는서울시가 제안한 10여곳의 나머지 후보지에도 미지근한 반응이다.사정이 이렇다보니 매각 시점은 언제가 될지 기약할 수없는 처지가 됐다.
서울시는 재보궐 선거 후 후임 시장을 기다려야할 입장이고 변창흠 전 사장이 국토부 장관으로 옮긴 LH도 새 사장을 뽑아야 한다. -
4월 보선 일정을 감안할 때 올 상반기 매각은 어려워 보인다.
송현동 땅을 통해 6000억 이상을 마련하고자 했던 대한항공이 가장 난감한 처지에 빠졌다. 고심을 거듭한 끝에 송현동은 뒤로하고 3월 진행할 유상증자 규모를 2조5000억원에서 3조3315억원으로 늘리기로 했다.대한항공 관계자는 “(거래 중단 후) 권익위 주도의 후속 중재를 진행 중”이라며 “현재 관련 일정에 협조하고 있다”고 에둘러 설명했다.서울시와의 거래 무산 시 송현동 부지는 매각할 방법이 사실상 전무하다. 공원화 지정으로 원매자들의 관심이 뜸해졌고 다른 용도로의 부지 활용이 막혔기 때문이다.업계에서는 "자기 땅도 맘대로 하지 못하고 제값은 커녕 제때 돈도 받지 못하는 대한항공 신세가 참 딱하게 됐다"고 안타까워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