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평구 이어 용산구 청파동1가도 공모 신청 탈락노후도가 발목, 주민 염원불구 지자체 문턱 못넘어후보지 선정된 흑석2 사업성 문제로 철회할수도
  • 서울 도심에 4만 가구 공급 청사진을 제시하며 관심을 한몸에 받았던 공공재개발의 지역별 온도차가 큰 상황이다.

    공공재개발 추진 철회 의사를 밝히는 곳이 있는가 하면, 사업을 원하지만 지자체 문턱조차 못 넘어 발을 구르는 곳도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용산구청은 공공재개발사업을 신청한 청파동1가 추진위에 공모 신청 탈락 결과를 전달했다.

    공공재개발사업은 기존 정비구역과 해제·신규구역 등 두가지로 분리돼 진행된다. 이미 정비계획이 수립된 곳중 흑석2, 양평13, 용두1-6, 봉천13, 신설1, 양평14, 신문로2-12, 강북5구역 등 총 8곳이 시범사업 1차 후보지로 선정됐다.

    해제·신규구역에 대해서는 오는 3월 최종 결과가 발표되지만 1차적으로 지자체 관문부터 통과해야 한다.  관할 자치구가 재개발 입안 요건과 도시재생사업 등 제외 조건을 확인해 사업 추진 적정성이 검증될 경우 공공재개발 시범 사업지 후보 명단에 이름을 올릴 수 있는 셈이다.

    용산구청도 청파동1가에 대한 정비사업 검토에 착수했으나 노후도 부족을 이유로 사업 진행 불가 판정을 내렸다.

    공공재개발 후보지에 선정되기 위해서는 △주민동의 △노후도 비율 △도로 연장률 △세대밀도 조건을 충족해야하는데 노후도가 발목을 잡은 것이다.

    용산구청은 "청파동1가의 경우 건물 연면족 노후도가 60% 미만으로 주거정비지수를 산정할 수 없어 공공재개발 후보지 선정 추천에서 제외됐다"고 설명했다.

    주차공간과 소방도로가 부족하고 50년 이상된 주택이 대부분이라 공공재개발사업을 희망했던 청파동1가 추진위의 노력은 결국 물거품으로 돌아갔다.

    앞서 서울시 25개 자치구에서 가장 많은 구역이 참여 의사를 밝혔던 은평구(8개 구역)에서도 공공재개발사업 추진이 좌초됐다. 높은 주민동의율에도 불구하고 청파동1가처럼 노후도 연면적 비율을 충족하지 못한 탓이다.

    정비구역 해제·신규지역에서 하나 둘 공공재개발 신청 탈락 결과가 나오자 업계에서는 안타까워하는 분위기다. 민간방식보다 정부 주도로 사업을 이끌면 시간과 비용을 절감하고 속도감 있게 재개발을 추진할 수 있는데 기회를 잡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반면 기존 조합 설립 구역중 하나인 흑석2구역은 공공재개발 시범지로 선정됐음에도 불구하고 철회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정부가 제시하는 방안으로는 사업성을 확보하기 힘들다는 이유에서다.

    최근 SH는 흑석2구역에 용적률 최고 450%, 일반분양가는 3.3㎡당 3200만원, 층수 상한을 35~40층으로 통보했다. 추진위는 용적률 최고 600%, 일반분양가 4000만원 이상, 층수 상한 50층을 예상하고 있었는데 정부 제시안은 이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일반분양가를 최고치로 높여 수익성을 극대화하려는 주민들과 공공성을 이유로 분양가를 낮추고 임대주택 규모를 늘리려는 정부 의견이 충돌하면서 파열음이 나오는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조합이 설립된 곳들은 사업성이 충분히 검증된 곳이라 공공재개발 메리트가 크지 않다면 굳이 그 모델을 택할 필요 없다"며 "차라리 사업 추진을 보장받는 것이 중요한 지역(정비사업 해제·신규 구역)과 공공성을 추구하는 정부가 손을 잡으면 공공재개발 사업이 더욱 안정적으로 진행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