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 공식 출시 이후 첫 주말 집단 상가 가보니…정부 단속 앞두고 일부 판매점 최대 30만원 불법보조금 지원번호이동, 기기변경 모두 '10만원대' 구매 가능온라인 구매 증가 속 방문객 급증… 색상 따라 재고 없거나 부족도
  • ▲ 삼성전자의 '갤럭시S21' 출시 첫 주말인 지난 30일 저녁 서울 강변 테크노마트 휴대폰 집단상가 전경.ⓒ뉴데일리 엄주연 기자
    ▲ 삼성전자의 '갤럭시S21' 출시 첫 주말인 지난 30일 저녁 서울 강변 테크노마트 휴대폰 집단상가 전경.ⓒ뉴데일리 엄주연 기자
    "즉시개통도 가능하고 지원금 혜택이 커서 지금 구매하는게 제일 낫다. 이만한 가격은 앞으로도 힘들거다"

    삼성전자의 '갤럭시S21'이 출시된 첫 주말, 현장은 이미 지원금 경쟁으로 후끈 달아올라 있었다. 정부 단속을 앞두고 일부 판매점은 최대 30만원까지 불법보조금을 올리는 등 고객잡기를 위한 눈치싸움이 치열했다.

    지난 30일 저녁 '휴대폰 성지'로 불리는 서울 강변 테크노마트 휴대폰 집단상가는 고객들로 북적였다. 코로나19로 온라인 구매가 활성화되면서 오프라인 매장 방문객이 줄어들었지만, 이날은 매장마다 2~3팀의 고객이 상담 중이었다.

    판매자들은 상담을 요청하자 "가격은 어떻게 알아보고 왔냐", "먼저 생각한 금액을 쳐보라"면서 계산기를 건넸다. 갤럭시S21 시리즈의 경우 불법 보조금에 따라 판매점마다 가격이 30만원 이상 차이가 나기도 했다.

    한 판매자는 "현재 갤럭시S21 일부 색깔의 경우 재고가 아예 없거나 부족한 상황"이라며 "구매하고 싶은 제품이 있으면 우선 물량을 확인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갤럭시S21은 지난 15일부터 22일까지 사전예약을 진행했으며 29일 공식 출시됐다. 갤럭시S21 시리즈는 6.2인치 갤럭시S21과 6.7인치 갤럭시S21 플러스, 6.8인치 갤럭시S21 울트라 등 3종으로 구성됐다.

    이 가운데 가장 인기가 있는 모델은 갤럭시S21로 나타났다. 5G 플래그십 모델 최초로 100만원 이하인 99만9900원으로 출시돼 불법 보조금도 가장 많이 붙었다.

    한 판매점 직원은 갤럭시S21 모델 기준, SK텔레콤에서 LG유플러스로 번호이동 시 현금가로 14만원을 제시했다. 월 8만 9000원 요금제를 6개월간 유지한다는 조건 외에는 다른 조건은 없다고 설명했다.

    LG유플러스의 8만 9000원대 요금제를 사용할 때 적용되는 공시지원금은 45만원이다. 판매점의 추가지원금(공시지원금의 15%) 6만 7500원을 빼도 약 34만원의 불법보조금이 더 붙었다.

    SK텔레콤에서 KT로 번호이동 시 18만원, SK텔레콤 기기변경 시에는 19만원에 갤럭시S21 구매가 가능했다. SK텔레콤 고객의 경우, 번호이동이나 기기변경 등 모든 조건에서나 10만원대 구매가 가능한 셈이다.

    이들은 정부 단속을 핑계로 구매를 재촉했다. "이번 주말까지 구매하지 않으면 단가가 많이 올라갈 것"이라며 "이통사들도 공시지원금을 뺀다고 하고 단속이 심해지면 지원금도 더 못 얹어준다"고 전했다.
  • ▲ 삼성전자의 '갤럭시S21' 출시 첫 주말인 지난 30일 저녁 서울 강변 테크노마트 휴대폰 집단상가 전경.ⓒ뉴데일리 엄주연 기자
    ▲ 삼성전자의 '갤럭시S21' 출시 첫 주말인 지난 30일 저녁 서울 강변 테크노마트 휴대폰 집단상가 전경.ⓒ뉴데일리 엄주연 기자
    통신3사는 이달부터 판매 장려금 투명화 조치를 시행 중이다. 유통망에 구두로 전달하던 판매 장려금을 표준 양식으로 배정하고 전달한 판매 장려금은 전산으로 기록한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이같은 조치가 무색할 정도로 불법보조금이 성행하고 있었다. 정부 단속을 앞두고 오히려 더 적극적으로 보조금을 뿌렸고, 단속을 핑계 삼아 고객들의 구매 심리를 자극하는 경우가 많았다.

    또 다른 판매점 직원은 "이렇게 물량이 없는건 이례적"이라며 "단속 때문에 내일은 어떻게 될지 모른다. 갤럭시S21은 지금 사면 후회하지 않는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갤럭시S21 불법 보조금 경쟁이 치열해진 것은 이통사들이 지원금을 높인 영향도 있다. 이통3사 모두 갤럭시S21 보조금을 비슷한 수준으로 상향하면서 판매점까지 이같은 경쟁이 번진 것이다.

    이통3사는 전작의 두 배 수준인 최대 50만원의 공시지원금을 지급하며 적극적으로 가입자 확보에 나서고 있다. 판매 부진을 겪었던 갤럭시S20 시리즈를 만회하고 5G 가입자 확보에 나서기 위함이다.

    갤럭시S21 사전 예약 판매량은 전작인 갤럭시S20보다 15~20%가량 많은 것으로 추산된다. 일부 모델은 사전 개통 물량이 부족해 예약자 대상 개통 기간을 2월 4일까지 일주일 연기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갤럭시S21 시리즈의 올해 국내 판매량은 약 240만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작인 갤럭시S20 시리즈의 연간 판매량(약 170만대)과 비교해 약 40% 증가한 수치다.

    업계 관계자는 "갤럭시S21 시리즈의 초기 판매가 순항하고 있다"면서 "일부 판매점에서 행해지는 불법 보조금 문제는 지속 모니터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