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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쌍용자동차
"자동차 산업에 이해도가 높은 전략적 투자자를 유치하라."
쌍용자동차 P플랜에 빨간불이 켜졌다.
지난 2일 산업은행이 "채권단 주도의 P플랜은 없다"며 쌍용차에게 새 투자자를 모색할 것을 요구하면서다.
업계는 산은이 쌍용차 잠재적 투자자인 미국 HAAH오토모티브의 경영능력과 인수 의지에 대한 의구심을 직접 나타낸 것이라며 판단하고 있다. 앞서 HAAH 측은 지난달 31일 한국을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쌍용차 매각이 갈수록 난항을 거듭하면서, P플랜이 아닌 법정관리행이 유력해졌단 관측이 제기된다.
산업은행은 2일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고 쌍용차 매각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골자는 확실한 투자자 없이는 돈을 넣지 않겠다는 것이다. 쌍용차에겐 새 투자자를 찾으라면서 산업에 이해도가 높아야 한다는 조건도 붙였다.
그동안 산업은행 등 쌍용차 채권단은 잠재적 투자자인 HAAH의 경영능력에 의구심을 표해왔다.
쌍용차를 정상화 단계로 끌어올리는 과정에서 적지 않은 자금이 투입돼야 하는데, 연 매출 240억원에 불과한 미국 자동차 유통업체가 이를 감당할 수 있겠냐는 것이다.
이런 의심에도 채권단이 HAAH를 지켜볼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어떤 기업도 쌍용차를 인수하겠단 의지를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결국 HAAH 측이 어떠한 결정도 내리지 못한 채 지난달 31일 출국함으로써 쌍용차 매각은 다시 한번 표류 위기에 처했다.
현실적으로 쌍용차가 HAAH 외에 새 투자자를 유치하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
산은 역시 이를 잘 알고 있는 상황에서 신규 투자자를 언급한 것을 두고 일각에선 산은이 이미 쌍용차의 법정관리를 염두에 둔 것이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쌍용차가 법정관리에 돌입하면 산은의 지휘 아래 강도높은 구조조정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HAAH와 쌍용차가 회생계획안을 마련해 채권단이 동의한다 하더라고 인력 감축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지난달 12일 이동걸 산은 회장이 쌍용차 지원에 대한 선결 조건으로 노조의 무쟁의 약속과 함께 임단협 시기를 지금 1년에서 3년으로 조정해야 한다고 못 박은 것 또한 구조조정을 계획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전체적으로 손을 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니 노조가 나서 반대하지 말란 얘기다.
쌍용차는 우선 HAAH와 P플랜을 위한 회생계획안을 마련한다는 입장이다. HAAH 측의 인수 의지에 대해서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밝혔다.
협력사 대금 문제 등 공장 가동 정상화를 위해선 P플랜 돌입이 선결과제인 만큼 최대한 빠른 속도로 회생계획안을 제출하겠다는 방침이다.
회사 관계자는 "이제 막 P플랜에 대해 결정한 상황"이라며 "회생계획안에 대해서는 HAAH 측과 계속해서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HAAH 측이 출국한 것은 언제까지 한국에서만 머무를 수 없기 때문"이라며 "투자 의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변함없이 확도하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