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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장기화속 실적 선방에 성공한 건설사들이 올해도 두둑한 배당계획을 밝혀 눈길을 끈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물산과 GS건설은 3월 주총 시즌을 앞두고 배당 규모를 공개했다.
삼성물산은 2020년 보통주와 우선주 각각 1주당 2300원(시가배당률 1.7%), 2350원(시가배당률 1.8%)으로 총 3794억원을 배당한다고 밝혔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확대된 배당규모다. 지난 2017년, 2018년, 2019년까지 총 3년 동안 3299억원에 머물렀으나 2020년 3794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증권업계에서는 시가배당률 변화는 미미하나 배당규모가 늘고 있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삼성물산은 삼성전자를 포함해 주요 계열사로부터 받는 배당금을 기반해 배당금을 지급하는데 삼성전자의 특별배당에 힘입어 내년 배당규모가 더 커질 수 있어서다.
김장원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3개년동안 발생한 현금흐름 절반을 특별배당하는데 이는 올해 배당기금에 포함된다"며 "내년 초 삼성물산이 지급하는 배당금은 삼성전자가 새로 발표한 배당금 정책으로 정상적인 배당금외 추가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GS건설도 보통주 1주당 1200원씩 총 960억원 규모를 현금 배당할 계획이다. 2018년 787억원, 2019년 794억원에서 배당금을 대폭 늘렸다. 주당 배당금 역시 1000원에서 1200원으로 올리면서 시가배당율 역시 3.1%에서 3.4%로 증가했다.
작년 코로나19 장기화로 경영 상태는 악화됐지만 양호한 성적을 기반으로 배당금을 대폭 확대한 것으로 풀이된다. GS건설은 지난해 매출 10조1229억원, 영업이익 7512억원을 거뒀다. 매출대비 영업이익률은 7.42%를 기록하며 업계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플랜트 매출은 크게 줄었지만 주력사업인 주택사업 호조로 실적 방어에 성공한 덕분이다. 현금곳간 역시 두둑했다. 작년 3분기 기준 GS건설의 현금성자산은 2조3748억원으로 전년동기(2조773억)대비 3000억원 가량 증가했다.
기업의 배당여력을 가늠할 수 있는 잉여현금흐름 규모도 지난해 3분기 5332억원으로 전년 동기(1222억원)대비 4000억원 가량 늘어난 덕분에 배당 규모를 키울 수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이처럼 대형 건설사들이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배당성향을 확대하자 시장의 관심은 현대건설, DL에 쏠리고 있다. 현대건설은 작년 배당금을 전년 대비 20% 가량 증액해 업계 시선을 한 몸에 받은 바 있다.
올해 기업분할을 마친 DL의 첫 배당 규모도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그동안 대림산업의 배당성향은 지난 2018년 9.7%, 2019년 7.1%에 머물며 10%를 넘지 못했기 때문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DL은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주주에게 별다른 매력을 어필하지 않았고, 주주 반발이 심했다"며 "늘 투자에 집중해 주주를 소홀히 하던 DL이 올해는 배당 등 주주환원 정책을 펼칠지 관심"이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