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 취임 5년… '소비재→중공업→신재생에너지' 탈바꿈3조 자구안 이행… 알짜 인프라코어·솔루스 등 매각연료전지·드론·협동로봇 등 신사업 포트폴리오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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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이 알짜 계열사 매각으로 두산중공업발(發) 유동성 위기를 넘고 다시 성장 페달을 밟기 시작했다. 연료전지, 드론, 협동로봇 등이 신사업 포트폴리오다.'돈 되는 건 다 팔아 빚을 갚는다'에서 '경영 정상화'로 한숨 돌리는 분위기다. 박 회장은 2023년까지 신사업 수주 비중을 50% 수준으로 확대해 재무성과로 이어지도록 하겠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두산은 위기 때마다 포트폴리오 전환을 추진해왔다. 외환위기 전인 지난 1995년부터 OB맥주, 처음처럼 등 핵심사업이던 유통부문을 매각하고 한국중공업, 대우종합기계 등을 인수해 중공업으로의 전환에 성공한 바 있다. 이번에도 두산그룹만의 체질개선 DNA가 통할지 재계의 관심이 쏠린다.16일 재계에 따르면 오는 28일 박 회장은 두산그룹의 회장 지휘봉을 잡은지 5년을 맞는다. 그동안 미래성장동력을 육성하며 '미래 두산' 준비 작업에 박차를 가했다.최근 두산인프라코어 매각으로 쉼없이 달려온 '3조 자구안'이 어느 정도 마무리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앞서 국내 화력발전, 원전 시장의 절대 강자였던 두산은 정부의 탈석탄·원전 기조와 세계적인 환경규제 등으로 경영난에 빠진 후 지난해 3월 산업은행 등 채권단으로부터 3조6000억원을 지원받았다.이후 자구안 마련을 약속하고 두산은 굵직한 사업과 자산인 두산인프라코어·두산타워·두산솔루스·두산모트롤BG·클럽모우CC·네오플럭스 등을 팔아치우며 일단 급한 불은 잠재웠다.캐시카우를 잃은 두산으론 사업 체질 변화가 급선무다. 중공업 대표기업에서 두산퓨얼셀(연료전지)·두산모빌리티이노베이션(드론)·두산로보틱스(협동로봇)으로 신사업으로 낙점했다. 대표 분야는 신재생에너지다.박 회장이 그리는 '뉴 두산' 변화에 속도가 붙는 이유는 채권단 자구안 대책이 막바지에 이르렀다는 판단에서다. ▲두산인프라코어 8500억원 ▲두산타원 8000억원 ▲두산솔루스 7000억원 ▲두산모트롤BG 4500억원 ▲클럽모우CC 1800억원 등 핵심계열사 매각으로 자구안 대책 3조원을 확보한 상태다.다만 경영 정상화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해 보인다. 두산건설, 두산밥캣 등의 매각과 그룹의 캐시카우로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할 신사업이 본궤도에 오르려면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채권단 관리 체제를 아직 졸업하지 못한 두산은 현재의 위기를 완전히 벗어난 상황은 아니라는 게 시장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주력 계열사와 자산을 팔아치우는 등 자신의 살을 도려냈지만 아직은 역부족이란 설명이다.두산그룹에 정통한 재계 관계자는 "주요 계열사 매각으로 그룹의 몸집이 다운사이즈됐지만 반대로 내실은 탄탄해진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면서 "아울러 구조조정과 조직개편을 통해 수익구조가 다변화되고 있어 큰 위기는 넘어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신사업으로 꺼낸 '신재생에너지' 사업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해보인다고 지적했다. 다만 과거 IMF 외환위기 직전 소비재 기업에서 중장비 기업으로 포트폴리오 전환에 성공한 바 있어 경험을 살린다면 이번에도 그룹차원의 반전을 노려볼만하다는 전망을 내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