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주총 앞두고 차단막'비전 2025' 깜짝 발표… 이사회 독립-배당 확대 45% 소액주주가 변수
  • 한진그룹 물류계열사 ㈜한진이 정기주총을 앞두고 분주하다. 경영권 분쟁 중인 사모펀드 HYK의 공세를 방어하기 위해서다. ㈜한진은 2대주주 HYK(지분율 9.79%)의 주주제안을 바탕으로 이사회 개편 방안과 배당 확대 정책을 내놨다.

    창립 80주년을 맞는 2025년까지 매출 3조5000억원, 영업익 1750억원을 달성한다는 게 ‘비전 2025’로 명명된 발표의 주요 골자다. 2019년 발표한 ‘비전 2023(매출 3조, 영업익 1200억원)’에서 목표치가 업그레이드 됐다.

    새 경영 목표는 그야말로 ‘깜짝 발표’ 였다. 사실상 이달 25일 정기주총에서 HYK와의 표대결을 의식한 것으로 해석된다. 회사 측은 목표 실적과 함께 ESG 경영, 이사회 독립성 강화 등 HYK의 주주제안을 모두 반영한 ‘12대 중점과제’를 내놨다.

    ㈜한진은 12대 추진 과제로 △ 수익 중심 사업 운영을 통한 펀더멘털(Fundamental) 강화 △ 신용 등급 상향 등 재무 건전성 확보 △CSV, ESG 경영 강화 등을 선정했다.

    HYK는 지난 1월 ㈜한진에 주주제안서를 발송했다. ‘전문경영인 도입’을 주장하고 있는 HYK 측은 이사회 진입이 이번 주총의 목표다.

    HYK 측 주주제안에는 △상법 개정안 반영을 위한 정관 개정 △이사회 참여를 위한 사외이사 선임 △배당 확대 등이 담겼다. HYK 측은 한우제 HYK 파트너스 대표 등 이사진 후보 3명을 함께 추천했다. 회사 측은 주총에 해당 내용을 상정한다. 

    HYK는 "그동안 한진 오너 일가가 계열사 경영에 참여하며 보여 왔던 일탈이 더 이상 발생해서는 안 된다"며 조현민 부사장을 견제하고 있다. HYK는 주총 몇 달 전부터 자사 홈페이지에 주주제안을 공개하는 등 소액주주 설득을 시도해왔다.

    ㈜한진은 주주제안에 항목별로 대응 중이다. 회사 측은 ‘비전 2025’의 세부 내용으로 지배구조 개선 계획도 함께 설명했다. ㈜한진은 현재 운영 중인 거버넌스위원회를 ESG위원회로 확대한다. 사외이사 중심의 안전위원회를 신설해 경영 투명성을 강화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배당 확대 계획도 밝혔다. 회사 측은 200억 규모 자사주 매입과 더불어, 올해 중 새로운 배당 정책을 발표한다. 주주에게 기업정보를 적극적으로 공유하고, 소통하겠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의 ESG 평가 항목에 기반한 주주가치 제고 계획도 강조했다.
  • ▲ (주)한진 지분구조 ⓒ 김수정 그래픽 기자
    ▲ (주)한진 지분구조 ⓒ 김수정 그래픽 기자
    이번 주총에서 HYK의 승산 가능성은 낮게 점쳐진다. 회사 측 우호 지분은 모회사 한진칼을 포함해 27.45%다. 우호 지분으로 분류되는 GS홈쇼핑(6.62%)과 우리사주조합(3.98%)까지 포함하면 38.05%로 높아진다.

    HYK파트너스 지분은 9.79% 수준이다. 주요 주주인 국민연금(6.20%)이 HYK 편에 서도 수치상 불리하다. 다만 45%를 차지하는 소액주주가 동의한다면 HYK의 이사회 진입이 가능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