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원장 연임 어려워…임기 끝으로 퇴임 예정차기 원장에 정재욱 KDB생명 사장 추천 이어져금감원 노조‧일각, 교수출신 원장 강력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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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 막바지에 접어든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내부 잡음으로 갈등을 겪으면서 연임이 사실상 불발됐다.
19일 금융당국 등 금융권에 따르면 윤석헌 금감원장은 이번 임기를 끝으로 금감원장직에서 물러나는 것으로 전해졌다. 윤 원장 임기는 오는 5월 7일까지다.
금융권 고위관계자는 “윤석헌 금감원장은 금감원 내부의 인사 파행 등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나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금감원 측은 "윤 원장께서 연임과 관련한 의사를 밝힌 적이 없고, 임기를 끝으로 원장직에서 물러나는 것도 확인이 어렵다"고 말했다.
윤석헌 금감원장은 지난달 19일 정기인사 이후 금감원 노조로부터 연일 연임포기와 사퇴 압박을 받고 있다.
노조는 과거 채용비리에 얽혔던 A팀장과 B수석조사역이 각각 부국장과 팀장급으로 승진한 것을 문제 삼고 있다. 채용비리 연루자들에게 구상권을 행사해 금융회사에 돈을 돌려주지는 못할 망정 오히려 이들을 승진시켜 금감원의 명예와 독립성을 실추시켰다는 주장이다.
금감원 노조는 지난 15일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 원장의 해임과 특별감찰을 요구하며 초강수를 두고 있다.
오창화 금감원 노조위원장은 이날 “윤 원장은 도덕성과 업무능력 모두 형편이 없다는 것이 확인됐다”며 “윤 원장의 직무유기 혐의에 대해 민정수석실 공직기강감찰실에 특별감찰을 청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윤 원장이 (연임포기 선언에 대해) 대통령이 결정할 사안이라고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며 “대통령께서 조속히 윤 원장을 해임해주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윤 원장은 지난 5일 노조와 만나 인사 관련 태스크포스(TF) 신설 등을 제안하며 갈등 해소에 나섰지만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하며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윤석헌 원장의 연임이 사실상 불발되면서 차기 금감원장에 유력인사들이 거론되고 있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복수의 금융권 원로인사들이 차기 금감원장으로 정재욱 KDB생명 대표를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재욱 대표는 이달 임기가 만료됨에 따라 세종대학교 교수로 복귀예정이다.
1961년생인 정 대표는 한양대학교 금속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조지아주립대학교에서 금융보험학 석사와 위스콘신대학교 매디슨캠퍼스에서 금융보험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보험개발원 보험연구소 부연구위원과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을 거쳐 세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를 맡았다.
이후 지난 2018년 2월 KDB생명 경영정상화와 매각이라는 과제를 안고 KDB생명 대표직에 올랐다. 오는 25일 KDB생명 주주총회에서 3년 임기를 끝으로 물러나는데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과 가까운 학계 인사로 분류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권 원로인사 등이 정재욱 대표를 보험전문가라는 명분을 앞세워 추천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금감원 노조를 비롯한 일각에서는 차기 원장으로 교수 등 민간 출신 인사를 강하게 반대하고 있어 진통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