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계열사 ㈜한진 vs 2대주주 HYK 대결 양상대부분 주주제안 수용… 지분율도 크게 앞서KCGI 학습효과로 HYK 예봉 선제 차단
  • 올해 주총도 시끄러울 전망이다. 작년 보다 덜하지만 조용한 주총은 없다. 한진그룹 얘기다.

    지난해 최대 이슈였던 한진칼과 KCGI간 분쟁이 소강상태에 접어든 가운데 올해는 물류계열사 ㈜한진이 소란하다.

    ㈜한진은 오는 25일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한다. 지분 9.79%를 보유한 2대 주주 HYK 파트너스는 주총 이전부터 발톱을 드러냈다.

    전문 경영인 체제와 이사진 교체, 배당확대 등의 주주제안을 했다. 오너일가인 조현민 부사장의 경영활동을 막겠다는 의도가 역력했다.

    전후 사정을 잘 아는 회사측은 대부분의 주주제안을 수용하며 HYK의 예봉을 꺾었다.

    배당확대, 이사회 독립성 확보 등을 경영 방침에 반영해 발표했다. 한발 앞서 회사의 성장목표를 담은 중장기 비전까지 발표했다. 
  • 안팎에서는 이번 주총이 당초 알려진 것 보다 시시하게 끝날 수도 있다고 본다.  ㈜한진의 최대주주는 한진칼로 지분 24.16%를 갖고 있다.

    조원태 회장과 조현민 부사장 등 오너 일가 지분 포함 시 27.45%로 늘어난다. 우리사주조합 3.96%를 더하면 30%를 넘어선다.

    3대주주인 GS홈쇼핑(6.62%)도 ㈜한진의 우호 세력으로 분류된다. GS 보유분 합산 시 ㈜한진 측 지분율은 38.27%로 늘어난다. 

    반대편에 있는 HYK파트너스의 지분율은 9.79%이다. 4대주주 국민연금(5.94%)이 ‘전문 경영인 도입’에 동의해 HYK 편에 선다고 해도 수치상 불리하다. 소액주주는 42.84%다. ㈜한진은 전자투표제를 시행하지 않고 있어 소액주주 참여율도 그리 높지 않을 전망이다.

    다만 주총 이후 HYK의 추가 지분매입과 소송 등으로 장기전이 전망된다. 지난해 한진칼, KCGI간 갈등과 비슷하게 흐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최대 이슈였던 한진칼 주총은 무난히 지나갈 전망이다. 경영권 분쟁의 장본인이던 3자연합은 사실상 와해됐다. 산업은행이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돕기 위해 한진칼 유상증자에 참여하며 연합 측 지분율이 하락해서다.

    산은은 아시아나 인수 지원을 위해 5000억 규모 한진칼 유증에 참여했다. 산은은 해당 자금으로 한진칼 지분 10.66%을 사들였다. 산은 지분을 포함한 조원태 회장의 우호지분은 약 47.31%다. 3자연합 지분율(40.41%)을 7% 가량 앞선다.

    3자 연합에 속해 동생 조원태 회장을 공격하던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도 지분을 일부 매각했다. 조 전 부사장은 최근 한진칼 보유주식 5만5000주(0.08%)를 KCGI에 팔았다. 거래액은 약 33억원이다. 매각 후 조 전 부사장의 지분율은 5.71%다.

    업계는 이번 지분 매각이 사실상 경영권 포기와 다름없다고 해석했다. 가장 의욕적이었던 KCGI도 동력을 잃었다. KCGI는 지난 12월 한진칼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기각 후 잠잠하다. 올해 주총에는 주주제안 조차 제출하지 않았다. 연합의 한 축인 반도건설도 움직임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