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치 임단협 아직도 못끝내물적분할 앙금 여전… 노조, 파업 이어 후속 쟁의 준비중거제 확진자 70명 조업중단… 매각반대 계속
  • ▲ 지난 19일 울산 현대중공업 노조 조합원들이 오토바이로 경적시위를 벌이고 있다ⓒ현대중공업 노조
    ▲ 지난 19일 울산 현대중공업 노조 조합원들이 오토바이로 경적시위를 벌이고 있다ⓒ현대중공업 노조
    올해 해상 물동량 증가에 따른 운임상승으로 오랜 실적부진을 씻어내려는 조선업계에 노사갈등이라는 암초가 닥쳤다.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부문 지주사 한국조선해양의 올해 목표 수주액은 149억달러. 지난해 달성량 100억달러보다 50% 가까이 늘려 잡았다. LNG선박 등 친환경 수요가 늘고, 선박가격도 크게 오르는 추세를 반영한 것이다. 클락슨리서치의 올해 글로벌 선박 발주량은 지난해보다 23.7% 증가한 2380만 CGT로 추산된다. 신조선가지수도 지난해 11월 이후 3개월 연속 반등해서 지난달 기준 128포인트를 기록했다.

    덕분에 현대중공업그룹 조선 3사(현대중공업·현대미포조선·현대삼호중공업)는 1분기가 지나기도 전에 44억달러 규모의 계약을 체결, 올해 목표치의 29.8%를 달성했다. 통상 선박 발주가 하반기에 몰리는 것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실적 개선세다.

    이같은 실적 기대감에 찬물을 끼얹는건 노사 갈등이다. 현대중공업 노사는 2019년과 2020년 임단협 결론을 아직 내지 못했다. 지난달 협상 끝에 도출된 잠정합의안이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부결된 타격이 컸다. 노조 측은 2019년 대우조선해양 인수 결정 이후 단행한 물적분할에 대한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갈등이 지속되면서 노조는 지난 19일 4시간 부분파업에 돌입했다. 올해 첫 파업으로 조합원들은 오토바이 경적을 울리며 사업장을 순회하는 시위를 벌였다.

    노조는 23일 현대중공업 창립기념일을 기점으로 쟁위행위 수위를 더 높일 것을 검토 중이다. 노조 관계자는 "어렵게 마련한 임단협 잠정합의안이 조합원 투표로 부결되면서 집행부에 대한 신뢰에 의문을 제기하는 기류가 있다"며 "사측이 추가적인 협상안을 내놓지 않는 상황에서 고강도 대응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온다"고 했다.
  • ▲ 코로나19 확진자 대거 발생으로 조업을 중단한 경남 거제시 대우조선해양 사업장ⓒ연합뉴스
    ▲ 코로나19 확진자 대거 발생으로 조업을 중단한 경남 거제시 대우조선해양 사업장ⓒ연합뉴스
    현대중공업그룹이 인수 절차를 밟고 있는 대우조선해양도 진통이 계속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의 지난해 실적은 매출 7조302억원, 영업이익 1534억원으로 전년대비 각각 15.9%, 47.6% 감소했다.

    2년째 지지부진한 매각절차 속에서 거제시 경제가 흔들리자 변광용 거제시장은 매각절차 중단과 재검토를 중앙정부에 촉구했다. 거제시의 지원에 힘을 얻는 노조는 '현대중공업 매각 반대 서명운동'을 벌여 10만명이 넘는 서명을 받아냈고, 세종시 공정거래위원회 앞에서 무기한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불시에 터진 코로나19 확진자 속출도 대우조선해양에 닥친 악재다. 사측에 따르면 지난 19일부터 22일까지 70명의 확진자가 발생해 22일 조업을 일시 중단했다. 24만명 남짓한 거제 전체 인구 중 2만명이 넘는 사람이 검사 대상으로 오르며 도시 전체가 발칵 뒤집혔다. 대우중공업 관계자는 "추가 검사 결과에 따라 전직원 대상 전수조사를 검토하고 있다"면서도 "23일 조업은 정상적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