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격호·신춘호 형제 생전 화해는 불발송용덕 대표, 황각규 전 롯데지주 부회장 조문신준호 푸르밀 회장 등 범롯데家, 조문 행렬 줄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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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농심 창업주 故(고) 신춘호 회장의 장례에 롯데그룹 관계자들의 조문이 이어지고 있다.

    28일 농심 등에 따르면 롯데가의 장녀인 신영자 전 롯데복지재단 이사장은 지난 27일 오후 4시께 서울대학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진 빈소를 찾아 고인을 위로했다.

    신 전 이사장은 빈소에 들러 조문한 후 사촌동생인 신동원 농심 부회장과 대화를 나누며 위로의 말을 전한 것으로 알려진다.

    아울러 롯데그룹 2인자를 지낸 황각규 전 롯데지주 부회장도 같은 날 빈소를 찾았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현재 일본에 체류하고 있어 이번 장례일정에 참석하지 못하면서 그를 대신해 그룹 차원의 조의를 다하는 모습이다. 이어 28일에는 송용덕 롯데지주 대표이사는 이날 오전 서울대병원에 마련된 신 회장의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이밖에 신준호 푸르밀 회장, 조카 최은영 유수홀딩스 회장 등 범롯데가 일원들이 잇따라 빈소를 찾았다. 신 회장의 빈소 내부에 자리를 잡았는데 특히 신동빈 회장의 조화는 고인의 영정 바로 옆에 놓여져두 가문이 화해에 나서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앞서 신격호 회장, 신춘호 회장 두 형제는 살아 생전 화해를 하지 못했다. 신 회장은 1960년대 일본롯데에 이사로 근무하며 신격호 회장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라면사업을 시작하면서 형제의 관계가 틀어진 것이 원인이었다.

    이후 갈등이 깊어지자 신춘호 회장은 1965년 아예 롯데공업을 차리며 롯데의 라면사업과 경쟁을 벌였고 이 과정에서 롯데 브랜드를 빼라는 신격호 회장의 요구에 아예 사명을 농심으로 바꾼 것이 오늘날 농심의 시작이었다. 두 형제는 그 이후 의절하고 단 한번도 마주하지 않았다. 신춘호 회장은 선친의 제사에도 불참했을 정도다.

    이 갈등은 생존에 해소되지 못했다. 신춘호 회장은 지난해 신격호 회장의 별세 후에도 직접 조문하지 않았다. 그 이유가 고령, 건강상의 이유 때문이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그의 장남 신동원 부회장이 내내 빈소를 지켰던 만큼 롯데-농심의 관계 회복도 물꼬를 텄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한편 신 회장은 지난 27일 오전 3시38분 지병으로 별세했다. 4일간 농심그룹 회사장으로 치러지며, 발인은 30일 오전 5시다. 장지는 경남 밀양 선영이다.

    농심은 신 회장의 유지를 공개했다. 신 회장은 유족에게 '가족간에 우애하라', 임직원에게는 '거짓없는 최고의 품질로 세계속의 농심을 키워라'라는 당부의 말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