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실의무 위반"… 계약 해지 통보박철완 "주주제안을 분쟁으로 호도… 유감"
  • ▲ 서울 중구 소재 금호석유화학 본사. ⓒ권창회 기자
    ▲ 서울 중구 소재 금호석유화학 본사. ⓒ권창회 기자
    금호석유화학이 31일 박찬구 회장을 상대로 경영권 분쟁을 일으킨 조카 박철완 상무를 해임했다. 박 상무는 "경영권 분쟁으로 호도하며 퇴임시켜 유감"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31일 금호석유화학은 "박 상무는 해외고무영업 담당 임원으로서 회사에 대한 충실의무를 위반해 관련 규정에 의거, 위임 계약을 해지했다"고 밝혔다.

    박 상무는 주총에서 선임된 상법상 등기이사가 아니기 때문에 회사 측이 계약을 해지할 경우 즉시 해임된다.

    회사 내부에서는 박 상무가 올해 초 경영권 분쟁을 일으킨 후 수개월 동안 회사 안팎에 혼란을 가져온 만큼 이번 주총 패배 이후 자진 퇴사하는 게 당연한 수준이라고 봤다.

    회사 측은 모양새를 고려해 박 상무가 스스로 거취를 결정하기를 기다렸지만, 이를 거부하자 계약 해지를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26일 주주총회 이후에도 본사로 계속 출근했던 박 상무는 이날 오전부터 출근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故박정구 금호그룹 회장의 막내아들이자 금호석유화학의 지분 10%를 보유한 개인 최대주주인 박 상무는 올해 초 박찬구 회장과 특수관계를 해소한다고 선언한 뒤 경영권 분쟁을 시작했다.

    이날 박 상무는 입장문을 통해 "개인 최대주주이자 임원으로서 기업가치 및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진정성을 갖고 제안한 내용을 '부적절한 방식'이라고 단정 짓고 사전에 어떠한 논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퇴임 처리한 회사의 소통 방식에서 폐쇄적인 문화와 거버넌스의 큰 개혁이 필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도 모든 주주와 소통하며 금호석유화학이 시장을 주도하는 혁신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특히 거버넌스의 개혁을 통해 기업가치가 향상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박 상무는 획기적인 고배당안과 경영진·이사회 변화를 내건 주주제안 캠페인을 공격적으로 벌였으나, 주총 표 대결에서 박 회장 측에 완패했다.

    박 상무는 주총 후 "끝이 아닌 시작에 불과하다. 현 이사회의 고질적인 거버넌스 취약성의 개선과 여타 현 경영진의 주주가치 훼손 행위에 대한 견제는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으며 최근 우호 지분을 확대하고 있어 회사 밖에서 분쟁을 이어나갈 것으로 보인다.
  • ▲ 박철완 금호석유화학 최대주주가 앞서 진행한 주주제안 설명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성재용 기자
    ▲ 박철완 금호석유화학 최대주주가 앞서 진행한 주주제안 설명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성재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