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이사회서 확정 예정매각 난항 겪으며 '철수' 무게브랜드가치 고려, "철수하는 게 낫다" 의견기존 모델 AS 밎 중고폰 보상 논의도 이뤄질 듯
  • ▲ LG 벨벳. ⓒLG전자
    ▲ LG 벨벳. ⓒLG전자
    LG전자가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스마트폰 사업을 매각이 아닌 완전 철수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이르면 내주 최종 결정을 내리고 기존 모델의 AS 등 중단 사업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오는 5일 이사회를 열고 MC사업본부의 향후 사업 계획을 확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앞서 LG전자는 지난 1월 권봉석 사장이 "모바일 사업과 관련해 현재와 미래의 경쟁력을 냉정하게 판단해 최선의 선택을 해야 할 시점에 이르렀다고 보고 있다"며 "현재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사업 운영 방향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고 전하면서 MC사업 구조조정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LG전자는 지난달 진행된 정기 주주총회에서도 MC사업에 대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검토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LG전자는 MC사업 매각을 위해 베트남 빈그룹, 독일 폭스바겐 등과 접촉했지만 진전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LG전자가 특허권으로 인한 수익 창출 기회가 여전한 만큼 지식재산권(IP)을 제외한 공장 등 일부 자산 매각을 추진한 반면, 협상 파트너들은 IP를 포함한 유·무형 자산 일체를 원하면서 협상이 난항을 겪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LG전자가 차선책으로 사업 철수 수순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동주 SK증권 애널리스트는 "LG전자 MC부문의 구체적인 방향성은 상반기 중 정해질 것"이라며 "2015년 이후 연간 평균 적자가 8300억원 수준으로, 시간 지체에 따른 기회 비용이 갈수록 커지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LG전자의 차기작 '레인보우' 프로젝트와 '롤러블폰' 등의 개발도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업계 한 관계자는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을 무리하게 매각하다가 특허 소송에 휘말리거나, 괜히 브랜드 가치가 훼손될 수 있다"며 "당장의 큰 자금이 필요한 상황이 아닌 만큼 철수하는 쪽이 유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LG전자의 MC사업본부 인력은 전장사업이나 배터리 등 미래 사업과 주력인 가전 사업 등으로 재배치될 것으로 보인다. 권 사장은 "MC사업본부의 사업 운영 방향이 어떻게 정해지더라도 원칙적으로 구성원의 고용은 유지되니 불안해 할 필요 없다"고 강조한 바 있다. LG전자 MC사업 인원은 지난해 말 기준 3449명이다.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 철수를 결정하면 기존 모델의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나 AS 여부나 중고폰 보상 프로그램 등에 대한 논의도 차츰 진행될 전망이다.

    현재 이동통신 3사는 소비자들이 2년 뒤 같은 제조사의 새로운 스마트폰으로 교체할 경우 사용하던 단말기를 반납하고, 잔여 할부금을 면제해주는 중고폰 가격 보장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하지만 LG G8 씽큐에 이어 LG V50 씽큐도 출시 2년이 다가오지만, 현재 교체 가능한 최신 스마트폰은 'LG 벨벳'과 'LG 윙' 뿐이다.

    한편, 시장에서는 LG전자의 MC사업 철수를 두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고의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LG전자 입장에서는 MC사업부의 매각 후 현금 유입까지 생긴다면 가장 좋겠지만, 차선책인 사업 철수도 나쁘게 볼 이유는 없다"며 "잔류 인력을 감안한 철수 시 적자 축소폭은 5500억원 내외일 것으로 추정되는데, 적용 멀티플에 따라 4조~5조원의 기업 가치를 더해주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