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재건축단지 중심 집값 '들썩'…호가 수억씩↑체계적이고 속도감 있는 추진 집값 안정 열쇠될듯
  • 서울집값이 주요 재건축아파트 단지를 중심으로 꿈틀거리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당선에 따라 민간정비사업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탓으로 일부 지역은 호가가 크게 오르면서 매물을 거둬들이는 현상까지 발생하고 있다. 

    서울집값 상승에 대한 실수요자들의 우려가 높아지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체계적이면서도 신속한 주택공급이 집값 안정화를 위한 방안이라고 입을 모은다.

    12일 부동산중개업소 등에 따르면 지난 8일 오 시장이 취임한 이후 재건축단지의 매수 문의가 늘고 있다. 일부단지는 서울시장 선거 전후로 호가가 1억원 이상 오르는 등 민간재건축사업 기대감이 집값에 반영된 것으로 파악된다.

    노원구 상계동 인근 A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기존에도 매맷값과 호가가 치솟은 상태였지만 상계동 재건축 추진 아파트들이 잇따라 안전진단을 통과하면서  지난주를 기점으로 하루새 호가가 수천만원 가량 오르기도 했다"며 "매수문의는 더욱 늘어나는데 매물을 거둬들이는 집주인들도 함께 늘면서 호가만 꾸준히 오르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강남권 재건축단지도 호가가 수억원 오른 상황이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76㎡는 지난달 2일 22억4000만원에 신고가를 경신한데 이어 지난 8일에는 같은 면적 매물의 호가가 24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확인됐다. 압구정동 현대1·2차아파트 131㎡ 역시 지난달 29일 36억5000만원에 신고가를 새로 쓴 상황이지만 현재 호가는 40억원까지 훌쩍 뛴 상태다. 

    이처럼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서울 집값이 오르면서 실수요자들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오 시장의 민간정비사업 활성화 등 부동산 관련 공약이 집값을 자극하고 있다는 목소리도 곳곳에서 나오고 있어서다. 

    전문가들은 단기적 집값 상승은 불가피하지만 민간정비사업 활성화를 통해 장기적으로는 결국 안정화를 꾀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최원철 한양대 부동산융합대학원 교수는 "부동산시장은 통상 기대심리에 의해 집값이 오른다. 오 시장이 내놓은 공약들로 이미 실수요자와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부풀대로 부푼 만큼 단기간 집값 상승은 불가피하다"면서도 "재건축사업이 차츰 완료되는 시점부터는 집값 안정화가 가능할 수 있기 때문에 신속한 사업이 이뤄져야 한다. 다만 재건축사업이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될 경우 전세난을 야기할 수 있어 순서를 체계화해 진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서진형 경인여대 교수(대한부동산학회장)는 "오 시장이 민간정비사업 추진에 속도를 낼 경우 수혜를 받는 재건축단지들은 집값이 우상향하겠지만 대규모 주택공급 신호에 따라 장기적으로는 안정세를 찾아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또다른 부동산 전문가도 "재건축 특성상 사업 과정에서 집값이 상승할수 밖에 없지만 결과적으로는 주택공급 확대라는 성과를 거둘 수 있어 집값 안정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실질적인 입주시점부터 집값이 안정화 조짐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사업의 속도감과 공급 규모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밖에도 무주택자들로 구성된 집값정상화시민행동은 서울시가 보유한 토지를 활용, 저렴한 가격에 주택을 공급해야 한다는 점 등을 집값 안정화를 위한 방안으로 지목하고 있다.

    이에대해 오세훈 시장은 지난 11일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부동산정책협의회를 마친뒤 기자들에게 "무슨 정책이든 부작용과 역기능이 있게 마련이고 (그것을) 최소화하는게 노하우"라며 "신중하지만 신속하게, 신속하지만 신중하게 업무를 추진하도록 하겠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