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부족사태 속 백악관 화상회의 열어"중국도 공격적 투자… 미국, 기다릴 이유 없어"20兆 투자 앞둔 삼성, 인센티브 등 기회
  • ▲ ⓒ뉴데일리 DB
    ▲ ⓒ뉴데일리 DB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반도체 투자에 공격적으로 나설 것임을 밝히면서 삼성전자의 미국 투자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12일(현지시각) 미국 백악관은 삼성전자, TSMC 등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과 반도체 공급대책을 주제로 화상회의를 열었다. 백악관은 전 세계적인 반도체 부족 사태를 해결하고 방지하기 위해 업계와 긴밀히 협력하길 원한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자신이 23명의 상원 의원과 42명의 하원 의원들로부터 반도체 투자를 지지하는 서한을 받았다고 소개한 뒤 "중국과 세계의 다른 나라는 기다리지 않는다"며 "미국이 기다려야 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반도체와 배터리와 같은 분야에서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있다"며 "이것은 그들과 다른 이들이 하는 것이다. 우리도 그렇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반도체 웨이퍼를 들어 올려 보인 뒤 "이것은 인프라다. 우리는 어제의 인프라를 수리하는 것이 아니라 오늘의 인프라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며 "우리는 20세기 중반 세계를 주도하고 20세기 말을 향해서도 세계를 주도했으며, 우리는 다시 세계를 주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회의는 전 세계적인 자동차용 반도체 칩 부족 사태로 미국 내 주요 자동차 생산 공장의 조업 중단이 속출하는 상황에서 이 문제를 해소할 방안을 모색하고 반도체의 안정적 공급을 위한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마련됐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2조2500억달러의 인프라 투자 계획을 발표하면서 반도체 산업 강화를 위한 예산도 책정한 바 있다. 또 반도체가 국가안보와 직결된 품목이라고 보고 공급망을 전반적으로 살펴보라는 행정명령도 발동했다.

    이번 회의에는 삼성전자를 비롯해 TSMC, 알파벳, AT&T, 커민스, 델 테크놀로지, 포드, 제네럴모터스(GM), 글로벌 파운드리, 휴렛패커드(HP), 인텔, 메드트로닉, 마이크론, 노스럽 그러먼, NXP, PACCAR, 피스톤그룹, 스카이워터 테크놀로지, 스텔란티스 등 19개사가 참석했다.

    삼성전자에서는 최시영 파운드리사업부장 사장이 참석했다. 이 외에 순다르 피차이 알파벳 CEO, 짐 팔리 포드 CEO, 매리 바라 GM CEO, 팻 갤싱어 인텔 CEO 등이 나왔다.

    미국이 반도체 부문 투자에 공격적으로 나설 것임을 시사하면서 삼성전자의 미국 투자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현재 삼성전자는 미국 오스틴 공장에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공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추가로 20조원가량을 투자해 추가 반도체 공장을 짓기로 하고 후보지를 검토 중이다.

    삼성전자는 텍사스 주정부에 제출한 투자의향에서 오스틴 파운드리 공장 추가 투자로 지역 사회에 89억달러(약 10조원)의 경제 효과와 2만개의 일자리 창출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분석한 바 있다.

    하지만 지난 겨울 한파로 전력 공급이 중단돼 삼성의 오스틴 공장이 '셧다운' 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면서 투자 결정이 지연되고 있다. 셧다운 여파로 약 3000억원가량의 매출 손실을 본 삼성전자는 현재 텍사스주와 이러한 리스크 등을 감안한 새로운 인센티브 규모를 놓고 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같은 상황에서 이번 백악관 회의는 머뭇거리던 삼성의 투자 결정을 앞당기는 도화선이 될 수 있다. 또 바이든 정부가 미국 내 시설 투자를 유인하기 위해 이번에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삼성에도 기회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