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분쟁 등 일단락… 비상 채비9부 능선 넘은 통합… 매출 20조·보유기 250대 '수송보국' 창업이념, 3대째 이어져
  •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내주 취임 2주년을 맡는다.

    숱한 악재 속에서도 경영권 방어에 성공하고 메카 캐리어 부상을 이끌었다는 긍정 평가가 많다.

    아직 코로나 여파로 인해 업황 등이 본궤도에 오르진 못했지만 재비상을 위한 채비는 갖춘 모양새다.

    우선 남매의 난까지 일었던 KCGI와의 경영권 분쟁은 산업은행의 합류로 일단락됐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등 3자주주연합이 공식 해체되면서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집중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됐다. 

    당장의 코로나 위기극복과 앞으로의 포스트 코로나 대비책 마련에 온전한 힘을 기울일 수 여건이 조성된 셈이다.

    조 회장도 아시아나항공 통합을 독려하며 메가캐리어의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양사 통합시 보유기는 243대, 매출은 20조로 커진다. 단박에 세계 7위권으로 부상한다.

    현재 아시아나항공 인수는 9부 능선을 넘었다. 이미 유상증자를 통해 인수 자금은 마련한 상태로 오는 2024년 통합항공사 출범이 목표다.

    지난 2월 터키 기업결합 승인이 이뤄진데 이어 국내를 비롯해 미국과 유럽, 중국, 일본 등 전 세계각국 경쟁당국들의 심사도 순조롭다.

    조 회장은 또 유동성 위기 극복과 재무구조 개선을 통해 그룹의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하는데 적극 나서고 있다. 

    자구계획 차원에서 지난해 유휴 자산과 기내식 사업을 매각한데 이어 올해에는 자본 확충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달 초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한 3조3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한 데 이어 이달에는 최대 3000억원의 회사채도 발행할 계획이다.

    유상증자 금액 중 1조5000억원은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활용하고 나머지 1조8000억원은 채무 상환에 활용한다. 회사채 발행으로 확보한 자금도 차입금 상환에 활용할 계획이다.

    아울러 송현동 부지 및 자회사인 왕산레저개발 등 매각을 시도하며 경영구조 효율화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자본 확충의 핵심 방안 중 하나로 꼽혀온 서울 종로구 송현동 부지 매각도 지난달 서울시,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과 서면 합의 방식으로 조정서에 서명하면서 마무리 수순을 밟고 있다.

    대한항공 자회사 왕산레저개발 매각도 연내에는 성사될 것으로 기대된다. 왕산레저개발은 인천 영종도의 레저 시설인 왕산마리나를 운영 중인 기업으로 대한항공이 지분 100%를 보유한 자회사다.
  • 한진그룹의 창업이념인 '수송보국'도 계속 이어지게 됐다.

    창업주인 조중훈 회장에 이어 조양호 회장, 그리고 조원태 회장까지 3대째의 경영철학이다.

    조원태 회장은 아시아나항공 인수 결정 당시 "많은 고민과 부담이 있었지만 '수송으로 국가에 기여한다'는 한진그룹의 창업이념을 충실히 수행하는 것이 저희에게 주어진 시대적 사명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아시아항공과의 통합은 증권가에서도 많은 기대를 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은 2023년 기준, 통합사의 매출은 19조5000억원(국제 여객 11조8000억원, 화물 3조7000억원)으로 회복될 것으로 봤다. 영업이익도 2조1500억원원, 영업이익률 11.0%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했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대한항공의 유상증자(3조3000억원)가 성공적으로 진행되면서 독자 부채비율은 2021년 330%(지난해말 기준 634%)까지 하락할 전망이며, 아시아나항공도 단기차입금 부담이 완화되면서 재무안정성 대폭 개선될 전망"이라며 "아시아나항공 인수 효과 감안해도 연결 대한항공 부채비율은 21년 말 532%에 불과하다"고 분석했다.

    황어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대한항공은 코로나19 종식 전까지 버틸 수 있는 이익, 재무 체력도 확보했다"며 "아시아나 인수 성공시 코로나19 종식 이후 의미 있는 여객 부문의 수익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