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Q 영업익 1조 탈환… 반도체 호황 지속에 베팅내년 CAPEX 일부 올해로… EUV공정 적용 D램 생산 시동인텔 낸드사업 인수자금에 '키옥시아' 투자지분 활용 여지 남아기존 8인치 제품 중심 파운드리 투자 속도…사업분야 확장 가능성
  • SK하이닉스가 반도체 업황 호황 속에 올 1분기 1조 원대 영업이익 탈환에 성공하고 앞으로 상당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글로벌 반도체 시장 공급부족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투자에 속도를 낸다. 내년 설비투자(CAPEX)를 일부 올해로 앞당겨 진행하는 한편 눈 앞에 두고 있는 인텔 낸드사업 인수와 함께 새롭게 파운드리 투자 방향을 모색하며 전방위적 투자에 힘을 싣는다.

    28일 SK하이닉스는 지난 1분기 실적발표에서 영업이익 1조 3244억 원을 기록하며 분기 영업이익 1조 원대에 다시 올라섰다. 전분기 대비 37% 증가한 수치다. 영업이익률은 16%를 기록했다.

    매출액도 8조 5000억 원에 육박하는 8조 4942억 원을 달성했다. 전분기 대비 7% 늘어난 수치다.

    최근 반도체 시장은 호황을 이루며 이례적인 수요 증가에 따른 공급 부족 현상을 극심히 겪고 있다. SK하이닉스는 모바일과 PC, 그래픽 제품향 D램 판매량이 증가한 영향이 실적에 긍정적인 효과를 줬고 이 같은 분위기가 1분기 이후에도 이어질 것이라고 봤다.

    반도체 수요 강세가 이끄는 시장 분위기가 적어도 향후 몇년 간은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반도체업체들의 공격적인 투자 행렬에 SK도 적극 참여할 의지를 내비쳤다.

    SK하이닉스는 이날 실적발표에 이은 컨퍼런스콜에서 내년 계획된 케팩스 일부를 올해 당겨와 집행하는 방안을 결정하고 올해 말 해당 투자에 따른 생산 장비 셋업이 완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지난 1분기 말 연간 케팩스 증액 규모를 확정한 바 있고 이 중 배송 시간이 오래걸리는 장비들을 대상으로는 지난 3월 말 도입이 결정됐다"며 "납기가 급하지 않은 제품에 필요한 장비들은 시장 상황을 보면서 오는 6월 말 추가적인 의사결정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도입한 장비에서 생산된 제품들은 내년 빗그로스(1비트 당 생산량 증가율)에 기여될 예정이다.

    특히 올해 하반기부터는 D램에 EUV 공정을 도입한 제품을 본격적으로 생산할 방침이다. 우선 1a 나노미터 제품에 첫 적용을 시작으로 향후 1b와 1c 제품에도 확대 적용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여기에 활용되는 EUV 장비를 공급하는 네덜란드 ASML과는 이미 구매 계약을 맺은 바 있고 향후 수년 동안은 장비 공급이 이뤄질 전망이다. EUV 본격 생산을 앞두고 SK하이닉스는 전담팀을 따로 구성해 해당 기술을 적용한 실제 생산에 차질이 없도록 만만의 준비를 갖췄다.
  • ▲ ⓒSK하이닉스
    ▲ ⓒSK하이닉스
    인수 작업 마무리만을 남겨두고 있는 인텔 낸드사업도 SK하이닉스가 미래 반도체 사업을 위해 공을 들이는 분야 중 하나다. 11조 원에 육박하는 거금이 투자되는 인텔 낸드사업 인수건에는 일단 보유 중인 현금 자산과 채권시장을 활용하는 방안을 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있다. 이날 SK하이닉스 발표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SK하이닉스의 보유 현금 규모는 6조 원에 다소 못 미치는 수준이다.

    당초 SK하이닉스가 인텔 낸드사업 인수자금에 활용할 계획이었던 '키옥시아(옛 도시바 메모리)' 지분에 대한 언급도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있었다. 키옥시아가 미국 반도체업체들로부터 인수 제안을 받고 있다고 알려졌지만 원래 계획대로 올 하반기 기업공개(IPO)를 예정하고 있다는게 SK하이닉스의 주장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키옥시아 투자의 GP인 베인캐피털이 엑시트 시점을 결정하는 사안이라 LP로 참여한 우리가 자의대로 지분 매각 시점을 계획하지는 못하지만 예정대로 올 하반기 키옥시아의 IPO는 추진된다고 들었다"며 "LP형태로 투자한 지분에 대해서는 시장에 매각할 계획을 갖고 있었던게 맞고 이 상황 변화에 따라 탄력적으로 인텔 낸드사업 인수 관련 펀딩을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이 예고했던 파운드리 분야 신규 투자에 대해서도 큰 틀의 투자 윤곽이 드러났다. 현재 SK하이닉스의 파운드리 사업 자회사인 SK하이닉스시스템아이씨를 통해 영위하고 있는 8인치 파운드리 분야에서 보다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투자를 중심으로 할 것이라는게 신규 투자의 골자다.

    파운드리 분야 대세인 12인치 시장 진출에 대해서는 현재로선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당장은 8인치 사업에서 경쟁력을 높이는 방안을 중심으로 파운드리 분야에서 사업을 확대할 방향성을 두고 다양한 고민을 하고 있다는게 SK하이닉스의 입장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SK하이닉스시스템아이씨의 8인치 파운드리 사업을 중국으로 이전하면서 가격경쟁력을 확보하는데 우선 집중할 것"이라며 "8인치 분야 사업 전망도 매우 긍정적"이라고 했다.

    하지만 동시에 "최근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수급상황과 특히 자동차용 반도체 시장 상황 등을 보면서 대형 반도체업체로서 책임감을 느끼며 다양한 형태로 투자하는 방안을 고민 중"이라며 향후 추가적인 투자 방향성을 내놓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키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