렌탈 연내 상장 추진… 그룹 IPO 신호탄'몸 만들기'… 월드타워·월드몰 소유권, 물산 100%로글로벌로지스·홈쇼핑·세븐일레븐·롯데리아 등 줄대기
  • 체질 개선을 이룬 롯데의 기업공개(IPO)가 시작될 전망이다.

    스타트는 롯데 렌탈이 끊는다. 수년간 답보상태에 빠진 호텔롯데 IPO를 위한 전초전 성격이다.

    연내 코스피 입성을 목표로 하고 있는 롯데 렌탈은 호텔롯데가 42.04% 지분으로 최대주주다. 시장은 롯데렌탈의 기업가치를 2조원 규모로 내다보고 있다.

    자회사 롯데렌탈의 IPO를 선제적으로 마무리 짓고 기업 가치를 끌어 올려 추가 자금 조달에 숨통을 트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IPO에 앞서 롯데는 몸 만들기에 들어갔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롯데월드타워와 월드몰의 소유권이 7일자로 롯데물산 소유로 정리됐다. 월드타워·월드몰의 토지와 건물은 롯데물산 75%, 롯데쇼핑 15%, 호텔롯데 10%에서 롯데물산 100%로 변경됐다.

    호텔롯데는 이번 지분 매각을 통해 약 5000억원의 자금이 유입된다. 리스 부채 총액은 933억원 줄어든다. 코로나19로 영업현금창출능력이 위축된 상황이라 자산 매각을 통한 자금 유입이 재무부담 관리 측면에서 긍정적이라고 한신평은 평가했다.

    호텔롯데가 재무구조 개선에 사활을 거는 것은 부진한 실적 개선외에도 2015년 이후 멈춰 서 있는 IPO 재가동을 위한 선택으로 평가된다.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호텔롯데는 지난해 적자수렁에 빠졌다. 면세사업 매출 급감 등으로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3조8444억원에 영업손실 4976억원, 당기순손실 1조4799억원을 기록했다. 2016년 75% 수준이었던 부채비율은 지난해 175.7%까지 급증했다.

    호텔롯데 상장은 지배구조 개편을 위해서도 꼭 필요한 작업이다. 하지만 상장을 추진하기 위한 대내외 여건이 발목을 잡아왔다.

    전면에 나서는 롯데렌탈 상장이 계획대로 진행될 경우 다른 계열사들의 증시 입성도 가닥을 잡을 전망이다.

    롯데글로벌로지스와 롯데컬처웍스, 롯데홈쇼핑, 코리아세븐(세븐일레븐), 롯데GRS(롯데리아) 등도 IPO 계획을 갖고 있다. 다만 올해 안에 상장 추진을 본격화하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선제적인 구조조정 속에 재무구조를 튼실히 하고 실적 회복을 꾀하고 있지만 가시적인 성과는 아직이다.

    IB업계 관계자는 "롯데그룹이 롯데렌탈 상장을 추진하는 것은 호텔롯데 상장을 위한 유리한 경영환경을 만들려는 의도로 보인다"면서 "롯데렌탈 상장으로 전환점을 맞을 수도 있겠지만 호텔롯데 실적 회복이 상장에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했다.

    롯데 관계자는 "호텔롯데의 기업공개 검토는 이미 수년째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다만 현재 시기, 상장 방향 등 구체적인 사항은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