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에 연일 비트코인 비판 발언으로 오락가락 행보 비트코인·도지코인 등 가상화폐 가격 변동성 키워테슬라 주가도 연일 하락세…"기술주 투자에 코인 리스크까지 감당" 비판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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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론 머스크 트위터
    미국 전기차회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가 연일 가상화폐시장에 대한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이로 인해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화폐 가격 폭락은 물론 테슬라의 주가까지도 높은 변동성을 일으키는 모습이다.

    13일(현지시각) 새벽 자신의 트위터에 비트코인의 전기 사용 그래프를 게재하면서 "지난 몇달간 에너지 사용 추세는 미쳤다"고 밝혔다. 

    영국 캠브리지 대학교 대안금융센터가 분석한 비트코인 전력소비량 추산치다. 이 자료에 따르면 지난 12일 기준 비트코인 네트워크 운영을 위해 연간 약 149.63Twh(테라와트시) 전기가 소비된다. 올해 1월 1일 추산한 수치(약 105.98Twh)에서 급격히 늘었다.

    머스크는 비트코인 채굴 시 전기 낭비를 강조하며 테슬라 자동차 구매 결제 허용을 돌연 중단한다고 선언한 지 하루 만에 이같은 트윗을 올렸다. 비트코인 결제 중단 결정에 대한 당위성을 부여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비트코인과 관련한 머스크의 오락가락한 행보는 가상화폐 시장 변동성을 높이고 있다.

    머스크가 비트코인 결제를 중단한다는 트윗이 올라오기 직전인 12일(현지시각) 오후 6시 글로벌 가상화폐거래소 코인마켓캡 기준 전체 가상화폐 시총은 2조4300억달러였지만 같은 날 오후 8시45분 2조600억달러로 급감했다. 불과 2시간여 만에 우리돈으로 415조원 정도가 증발한 셈이다.

    한때 1비트코인당 4만9624달러까지 떨어지면서 지난달 24일 이후 처음으로 5만달러 선이 무너졌다.

    이와 반대로 머스크가 지난 2월 대규모 비트코인 투자를 발표한 뒤 하루 만에 비트코인은 20% 이상 시세가 폭등했다.

    머스크가 자신을 '도지 파더'라고 불러달라고 할 만큼 투자를 적극 권유했던 도지코인의 시세도 요동치기는 마찬가지다.

    머스크의 적극적인 언급에 도지코인 시세는 지난 6개월 새 2만5000% 상승했다. 한때 시가총액이 860억달러로 집계되기도 했다. 이 기간 비트코인 시세가 286% 상승한 것과 비교할 때 압도적 수준이다.

    일론 머스크의 비트코인과 관련한 오락가락 행보는 테슬라의 주가 변동성도 높이고 있다.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며 기술·성장주의 폭락이 이어진 가운데 테슬라 주가 하락에 더욱 기름을 부은 것이다.

    2월 초 종가 기준 870달러대까지 올랐던 주가는 이후 꾸준히 하락하면서 600~700달러 선에서 등락을 거듭했다. 일론 머스크가 도지코인 등 가상화폐와 관련 돌발 발언을 이어가자 이달에만 테슬라의 주가는 14.1% 하락했다. 13일(현지시각) 나스닥 등 뉴욕증시가 나흘 만에 반등하는 가운데서도 테슬라는 3%대 하락하면서 571.6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월가에선 일론 머스크의 갑작스러운 비트코인 차량 결제 대금 중단 결정은 비트코인과 테슬라 양쪽 투자자를 혼란스럽게 하는 위험이라고 진단했다.

    미국 웨드부시증권의 전기차 분야 전문가인 다니엘 아이브스 애널리스트는 "이런 움직임은 충격적"이라면서 "테슬라 주가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그는 "머스크는 현재 비트코인 채굴과 거래에서 화석연료 사용을 우려하지만 최근 3개월간 비트코인 채굴 성격이 바뀌지 않았다"면서 "3개월 후 비트코인 거래를 막은 게 매우 놀랍고 혼란스러운 이유를 말해준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비트코인 결정으로 성장주가 고전하고 있는 상황에서 테슬라에 대한 추가 정밀 조사가 이뤄질 수 있다"며 "테슬라와 주식의 경우 비트코인을 받지 않는다고 해서 전기자동차 성장 궤적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위험자산이 엄청난 매도 압력을 받는 상황에서 소음과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고 분석했다.

    테슬라 주주들은 공분하고 있다. 테슬라의 기술력에 베팅해 투자하고 있지만 가상화폐와 주가가 연동돼 강한 변동성을 보이면서 리스크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에선 테슬라에 대한 믿음이 종교적인 수준이란 의미에서 '테슬람'(테슬라와 이슬람의 합성어)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강력한 팬덤을 형성하고 있다. 일론 머스크를 시대의 혁신가라고 추앙했던 일부 투자자들은 이제 그에 대해 "희대의 사기꾼"이라며 비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