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미국 정부 압박, 머스크 발언에 높은 변동성 보이며 하락세기관 큰손, 안전자산 금으로 비트코인 자금 이동…"버블 붕괴 우려"새롭지 않은 일회성 악재로 단기 충격…"저가 매수 기회"
  • 전기차 업체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의 오락가락 발언과 중국발 리스크에 이어 미국 재무부의 단속 강화 추진까지 더해지면서 비트코인의 가격이 폭락하고 있다. 잇단 악재에 폭락과 일부 반등을 반복하며 극심한 변동성을 보이자 시장에선 버블 붕괴의 신호탄이란 시각과 단기 하락일 뿐 여전히 중장기적으로 밝다는 전망이 공존하고 있다. 

    21일 암호화폐 정보 사이트인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오전 9시 10분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전일 대비 다소 회복한 4만771달러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지난 20일 장 중 한때 3만8000선까지 떨어지는 등 지난달까지 역대 최고가인 6만4800달러를 넘어섰던 비트코인 가격은 역대급 조정을 받으며 높은 변동성을 보이는 모습이다. 

    가상화폐 시장의 하락은 일론 머스크로부터 시작됐다는 게 중론이다. 

    머스크는 비트코인 채굴 시 전기 낭비를 강조하며 테슬라 자동차 구매 결제 허용을 돌연 중단했고, 비트코인 보유분을 전량 매도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는 등 가상화폐 시장 변동성을 키웠다. 

    여기에 더해 중국발 쇼크가 코인 시장 하락에 기름을 부었다. 중국은행업협회, 중국인터넷금융협회, 중국지급청산협회는 지난 18일 "가상화폐는 진정한 화폐가 아니기 때문에 시장에서 사용해서는 안 된다"면서 "모든 금융 기업과 지불 서비스 제공 업체는 결단코 그 어떤 가상 화폐 관련 활동도 해선 안 되며 이를 어기면 공안 조사와 상응한 처벌을 받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악재는 계속되고 있다. 간밤 미국 재무부는 가상화폐 시장과 거래를 엄중히 단속하는 절차를 밟고 있으며 1만달러 이상 거래 시 국세청(IRS)에 신고하도록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시장에선 가상화폐 시장의 거품 붕괴 논란이 커지고 있다. 그간 가상화폐 시장으로 몰렸던 글로벌 자금들은 달러 약세에도 다시 금이나 달러 등 안전자산으로 몰리고 있다. 

    코인 가격은 급락하는 반면 금값은 상승 추세다. 20일(현지시각) 뉴욕상품거래소에서 6월물 금 가격은 전날보다 0.02%(40센트) 오른 1881.90달러에 마감했다. 6거래일 연속 상승으로, 올해 들어서는 가장 긴 연속 상승 기록 중이다. 인플레이션 우려로 화폐 가치 하락을 방어하기 위한 수단이 금에서 가상화폐로 넘어갈 것이라는 분석에 힘이 빠지는 모습이다.

    JP모건의 'CME 비트코인 선물 계약'에 따르면 기관투자자들이 금 투자 비중을 늘리고 있다. 이는 최근 기관투자자들이 비트코인을 선호해왔던 것과 반대되는 움직임이다.

    니콜라우스 파니지르트조글루 JP모건 전략가는 "아마 기관투자가들은 비트코인이 이전 2개 분기의 상승세가 끝난 것으로 느끼는 것 같다"면서 "기관투자자들은 디지털 금인 비트코인의 급격한 하락을 벗어나 전통적인 금에서 안정성을 추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이번 코인 시장의 하락은 단기 급락일 뿐 여전히 비트코인 강세장이 완전히 일단락됐다고 보긴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때문에 이번 급락을 최고의 저가매수 기회로 본다.

    국내에선 '돈나무 언니'로 알려진 캐시 우드 아크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 CEO는 여전히 비트코인 목표 가격을 50만달러로 유지했다. 

    그는 "그동안 장기간의 자기 탐색 과정을 거치면서 확신이 높아졌다"며 "지금은 급락장에서 경험하는 '항복' 과정에 있으며 그만큼 저가에 비트코인을 매수하기 좋은 기회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JC 오하라 MKM파트너스 수석 시장 전략가도 "비트코인은 당분간 약세겠지만 이더리움은 곧바로 반등이 가능하다"며 "이번 기회를 놓치면 다시는 이런 기회가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 증권가에서도 중장기적으로 비트코인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이 나온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국내 주식시장보다 5배 긴 가상화폐 개장 시간을 감안할 때 최근 일주일치 악재가 한꺼번에 쏟아진 셈"이라면서 "당분간 변동성 확대는 이어질 것으로 보이지만 급락 배경은 대부분 일회성 이슈이거나 이미 시장에서 알고 있던 이슈로, 기관투자자와 기업들의 시장 진입·제도권 편입 등은 지금도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중장기적 전망은 유효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