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X 2차전지 톱10’ 지수, 이달 3.24% 상승 … 종목별 주가 흐름은 ‘희비’인터배터리서 46파이 차세대 원통형 배터리 공개…“경쟁력 확보 노력 확인”“EU 액션플랜 내 배터리 생산 업체 세제 혜택 등, K-배터리에 긍정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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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일론 머스크의 정치 행보에 급락한 테슬라 영향으로 지지부진했던 국내 이차전지 관련주들이 기지개를 켜고 있다. 차세대 배터리 기술 상용화와 유럽연합(EU) 자동차 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한 ‘액션 플랜’에 대한 기대감이 작용한 영향이다.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전 9시 40분 기준 SKC는 전장(12만6300원)보다 2.93% 오른 13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같은 시간 솔루스첨단소재도 0.76% 상승 중이며 엘앤에프(0.53%), 솔브레인(0.49%), 후성(0.04%) 등이 동반 강세다.이차전지주들은 이달 초부터 강세장을 이어오고 있다. 국내 주요 이차전지 기업들이 편입된 ‘KRX 2차전지 TOP 10’ 지수는 3월 들어 전날까지 3.24% 상승했다. 이는 거래소가 산출하는 34개 테마형 지수 가운데 ‘KRX FactSet 모빌리티 이노베이터’ 지수(4.03%), ‘KRX 전기차 TOP 15’ 지수(3.67%)에 이은 3위다.지수 구성 종목들의 희비는 엇갈렸다. POSCO홀딩스는 이 기간 중국 철강업계의 생산량 감축과 미국의 액화천연가스(LNG) 개발 확대에 15.23% 급등했고 ▲SK이노베이션(10.26%) ▲LG화학(7.04%) ▲포스코퓨처엠(2.90%) ▲에코프로비엠(0.34%)이 동반 상승했다. 반면 에코프로머티는 14.52%나 폭락했고 ▲에코프로(-5.14%) ▲삼성SDI(-4.91%) ▲SKC(-2.85%) ▲LG에너지솔루션(-0.99%)도 하향 곡선을 그렸다.투자자별 거래실적을 살펴보면 개인투자자는 LG에너지솔루션을 856억원 순매수했으며 에코프로머티와 엘앤에프도 각각 631억원, 399억원어치를 사들였다. 포스코홀딩스의 경우 외국인과 기관투자자가 1227억원, 681억원씩 사들이며 순매수 상위 종목 2위에 이름을 올렸다.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도 이차전지 관련 종목들이 양호한 성적을 냈다. 삼성자산운용의 ‘KODEX 2차전지산업레버리지’는 최근 일주일간 8.58% 상승해 681개 주식형 ETF 중 3위를 기록했고 ▲미래에셋자산운용 ‘TIGER 2차전지TOP10레버리지’(6.75%) ▲한국투자신탁운용 ‘ACE 포스코그룹포커스’(5.19%) 순으로 상승 폭이 컸다.같은 기간 ‘KODEX 2차전지산업레버리지’에는 총 173억원의 자금이 유입됐고 ‘KODEX 2차전지산업’(87억원), ‘ACE 포스코그룹포커스’(76억원), ‘TIGER 2차전지테마’(53억원), ‘TIGER 2차전지소재Fn’(52억원)이 뒤를 이었다.앞서 이차전지주들은 전기차 시장의 캐즘과 테슬라의 약세로 지지부진한 흐름을 나타냈다. 특히 지난 10일(현지 시각) 테슬라가 15% 넘게 폭락한 다음 날인 11일 ‘KRX 2차전지 TOP 10’ 지수는 3.17% 내렸으며 SKC(1.53%)를 제외한 지수 구성 전 종목이 하락 마감하기도 했다.다만, 지난 5~7일 열린 ‘인터배터리 2025’와 EU의 액션플랜이 발표되면서 투자심리를 자극했다.이번 인터배터리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SK온 등 3사가 차세대 배터리인 46파이(지름 46㎜) 원통형 배터리를 주력 제품으로 내세웠으며 전고체 배터리, LFP(리튬·인산·철) 배터리 등이 출품됐다. 국내 양극재 기업들은 성능(에너지 밀도)이 하이니켈 양극재 대비 크게 뒤떨어지지 않으면서도 LFP와 경쟁할 수 있는 가격대의 제품들을 준비했다.전우제 KB증권 연구원은 “‘인터배터리 2025’는 기업들이 현재진행형인 전기차 캐즘 극복·이후의 성장 스토리를 어떤 방향으로 준비 중인지 확인할 수 있었던 행사였는데,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중국 업체들과 경쟁하기 위한 ‘가성비’ 확보였다”며 “아주 새롭거나 놀라운 제품·기술이 등장하진 않았지만, 전기차 캐즘 돌파의 선결 조건이 내연기관차와 비교 가능한 수준의 가격 경쟁력을 확보해 전기차 수요를 확대시키는 것인 만큼 이를 구현하기 위한 노력이 다방면에서 이뤄지고 있는 부분은 확인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또한 지난 5일(현지 시각) EU 집행위원회가 역내 자동차 업계의 친환경 전환과 경쟁력 확보를 위해 발표한 ‘유럽 자동차 부문 산업 액션플랜’도 이차전지주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액션플랜의 주요 내용은 ▲배터리 셀·팩 업체에 대한 세제 혜택 ▲소재부품의 역내 생산비율 50% 이상 2030년까지 달성 ▲전기차 사회적 리스 프로그램 도입 ▲기업 구매 차량 전기차 전환 위한 입법화 ▲충전인프라 5억7000만유로 투자 등이다. 이는 올해 연말까지 입법화를 통해 시행될 예정이다.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EU는 이산화탄소(CO2) 배출 벌과금 납부 기한을 연장시켰지만, 규제의 총량이 동일하기 때문에 업체들의 전기차 판매 속도는 크게 영향받지 않을 것”이라며 “액션플랜에 담긴 사회적 리스 프로그램 도입, 기업 전기차 구매 입법화 등은 유럽 전기차 판매 확대에 매우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이며 배터리 생산 업체들에 대한 세제 혜택, 역내 소재부품 생산 비율 50% 이상 확보 등은 K-배터리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다만, 일각에서는 액션플랜이 유럽 완성차업체(OEM)들의 전기차 판매 전략을 변화시킬 수 있는 데다 한국 주식시장은 이달 말부터 공매도 전면 재개를 앞두고 있어 단기간 투자심리 회복은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장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유럽연합 집행부의 유럽 자동차 산업 액션플랜이 공개됨에 따라 향후 CO2 배출 기준 개정에 따른 유럽 OEM들의 전기차 판매 전략 변화 가능성으로 투자심리 회복은 여의치 않아 보인다”며 “3월 31일 한국 주식시장에서의 공매도 금지가 해제될 예정으로 새로운 투자 수급 요인 발생에 따른 주가 변동성도 고려돼야 한다. 따라서 2차전지에 대한 투자전략은 가급적 보수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