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집값 상승에 긍정적 영향 고려해 선호도↑최고급 마감재·커뮤니티 고급화에 공사비 증액조합원 부담 高, 시공사 교체 갈등까지 불거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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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DL이앤씨
    집값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건설사가 내놓은 하이엔드(최상위) 브랜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 집값 상승에 미칠 영향만 놓고보면 좋은 수단이나 공사비 증액을 감안할땐 독을 든 성배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4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노량진8구역 주택재개발 정비사업조합은 최근 DL건설의 하이엔드 브랜드 '아크로(ACRO)' 적용 여부에 관해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DL이앤씨는 지난 2018년 노량진8구역 재개발사업을 수주하고 시공사로 선정됐는데 수주이후 조합내부에서 하이엔드 브랜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올해 초 꾸려진 새 집행부가 조합원 의견을 수렴해 이를 적용하는 방안을 회사측과 논의중이다. 이에따라 최근 DL은 아크로 브랜드 적용에 따라 증액되는 공사비를 조합측에 전달했는데 수주 당시 3.3㎡당 498만원으로 책정됐던 공사비가 아크로 적용시 3.3㎡당 600만원을 상회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DL이앤씨 관계자는 "하이엔드 브랜드인 아크로를 적용하기 위해서는 품질 기준이나 마감재 수준 등 일정 기준을 맞춰야 한다"며 "결국 공사비에 이런 부분이 반영되기 때문에 조합원들이 이를 합의해 결정된 상황을 회사에 알려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크로 브랜드를 적용하면 대리석 등 마감재는 최고급으로 변경되고 외관과 커뮤니티시설 고급화, 주차대수 증가, 내부 층고 높이 상향 등 아파트 품질이 기존보다 향상된다. 대신 통상 기존 브랜드보다 30~50% 가량 공사비가 증액해야한다는 점이 문제다.

    만약 공사비가 증액되도 분양가상한제로 조합이 일반분양가를 책정할 수 없는 상황이다. 즉, 늘어나는 공사비에 대한 부담은 조합원이 고스란히 책임져야 하는 셈이다.

    노량진 8구역 조합장은 "조합원들마다 처한 사정과 의견이 다르다"며 "DL에서 받은 공문을 바탕으로 찬반투표를 거쳐 아크로 브랜드 적용 여부를 최종 결정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하이엔드 브랜드 적용은 이때문에 조합과 시공사의 갈등으로 번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

    흑석9구역은 롯데건설에 하이엔드 브랜드인 르엘(LE-EL) 적용 등을 요구했으나 협의를 이루지 못했고 결국 시공사 교체로 이어졌다. 광주 서구 광천동 재개발사업도 최근 조합원들이 하이엔드 브랜드 아파트 시공을 요구하며 기존 시공사인 프리미엄사업단과 계약을 해지하기도 했다.

    이와관련 반포지역 A조합 관계자는 "10년전만해도 재건축·재개발사업의 관건은 공사비 절감이었지만 최근 아파트값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아파트고급화, 하이엔드 브랜드에 대한 관심이 확대됐다"며 "비용부담이 크지 않다면 하이엔드 브랜드로 업그레이드 하는것도 좋지만 부동산 호황이 이어지지 않을땐 지나치게 무리한 투자가 될 수도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