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최대 규모 PP/PDH 설비 하반기 가동'또 하나의 효성화학' 이어 비핵심 사업도 호실적대규모 투자 기반 과중된 채무도 이익창출력 개선으로 완화
  • ▲ 이달 완공을 앞둔 효성화학 베트남 PP 공장. ⓒ효성화학
    ▲ 이달 완공을 앞둔 효성화학 베트남 PP 공장. ⓒ효성화학
    효성화학의 생산능력이 연내 두 배로 늘어난다. 국내 생산능력과 맞먹는 베트남 프로젝트가 5년 만에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해당 설비를 통한 외형 성장과 수익성 향상으로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4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전방산업 호조의 수혜를 누리고 있는 기타 부문의 실적 개선도 실적 개선을 뒷받침할 것으로 보인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효성화학이 2016년 하반기부터 시작한 대규모 PP/PDH 일괄생산체제 구축 프로젝트가 이달 마무리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올 하반기부터 베트남 2차 PP(폴리프로필렌) 설비(+30만t), 프로판 탈수소 공장(PDH, 프로필렌 +60만t), LPG 저장소(Cavern, 24만t) 등이 상업화된다. 이는 국내 플랜트 생산능력 65만t에 육박하는 것으로, 업계에서는 또 하나의 효성화학이 가동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달부터 순차적으로 완공하는 효성화학 베트남 공장은 PP 생산 수직계열화에 정점을 찍을 전망이다. PP는 효성화학 매출 절반 이상을 책임지는 주력 제품이다.

    효성화학 측은 "3분기 마지막 단계인 PP 수직계열화까지 완성되면 5년에 걸친 대장정이 마무리된다"며 "동남아시아와 중국 시장 공략 거점으로서 효율성이 극대화되고 실적 개선에도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앞서 효성화학은 베트남 남부 바리어붕따우성에 1조5000억원을 투자해 베트남 최대 규모 PP 공장을 건립하는 프로젝트에 돌입했다. PP 생산 수직계열화를 완성하기 위해 '부두→LPG 저장시설→PDH 공장→PP 공장'을 아우르는 생산기지 건립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PP 생산과정은 크게 세 단계로 나뉜다. 부두를 통해 LPG를 들여오면 이를 저장 탱크에 보관하고, 이후 수소를 떼어내는 탈수소화 작업을 거쳐 프로필렌을 만든 뒤 이를 가공해 PP를 생산한다.

    효성화학 베트남 공장은 지금까지 부두와 PP 1공장만 완공된 상태였다. 당초 2020년 하반기 중 PDH 및 PP, LPG 트레이딩까지 모두 완공 및 상업 가동을 계획했다. 그러나 2018년 지반 개량 지연, 2019년 LPG 저장시설 완공 지연 등의 이슈로 PP 1공장(30만t)만 정상 가동 중이다.

    LPG 저장시설과 PDH 공장이 갖춰지지 않다 보니 외부에서 프로필렌을 가져와야 했고, 이에 따라 프로판 투입에서 당초 기대했던 원가경쟁력 확보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달 PP 2공장 완공에 이어 3분기 LPG 저장시설 및 PDH 공장까지 완공되면 PP 생산에 최적화된 공장을 확보하게 돼 본격적인 외형 확대가 예상된다.

    특히 LPG 저장시설-PDH 통합으로 기존 1차 PP 공장의 경제성도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인건·운송·전력비를 절감할 수 있고, 베트남의 외국투자자 감세 정책으로 15년간 낮은 세율을 부과받기 때문이다.

    또한 VLGC(초대형 액화석유가스 운반선) 접안이 가능한 부두와 대규모 LPG 저장설비를 직접 보유하고 있어 원료의 대량 구매 및 보관을 통해 우수한 원가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효성화학은 베트남 정부와 협력해 LPG를 베트남과 동남아에 판매할 계획이다. LPG 저장시설 보유로 일반적인 트레이딩 사업에 비해 차별화된 마진율이 예상된다.
  • ▲ 효성화학 울산 용연공장. ⓒ효성화학
    ▲ 효성화학 울산 용연공장. ⓒ효성화학
    아울러 베트남 PP 수요는 2023년까지 연평균 7~8%의 고성장이 예상되는 반면 자급률이 32%에 불과한 만큼 베트남 생산능력 1위 업체로서의 수혜도 기대된다. 글로벌 PP 수급 악화에 따른 스프레드 축소 우려에도 프리미엄 PP 생산(비중 72%) 확대로 수익성 방어가 가능할 전망이다.

    아세안 국가로의 수출경쟁력도 높아진다. 아세안 국가들이 중국에서 PP를 수입하는 것보다 권역 내에서 구입할 때 관세가 낮기 때문이다.

    이밖에 에틸렌 회수 설비, 부생수소, 스팀 등 부산물 생산으로 추가적인 수익성 개선도 기대된다.

    이에 금융투자업계에서도 3월부터 흑자전환한 베트남 법인의 추가 실적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

    실적 전망치 분석 결과 베트남 법인의 올해 매출액 추정치는 6090억원으로, 지난해 1768억원에 비해 3.4배가량 증가할 것으로 나타났다.

    영업이익은 2분기 51억원으로 첫 흑자를 달성한 데 이어 연간으로는 431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산됐다. 지난해 베트남 법인의 영업이익은 마이너스 418억원이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하반기 PDH 가동을 앞두고 선제적 가동을 시작한 PP의 생산이 안정화되면서 1분기에 적자 규모가 대폭 축소했다"며 "하반기로 갈수록 수직계열화 효과가 나타나면서 연간 큰 폭의 흑자전환이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신용평가업계 관계자는 "베트남 PP 일괄생산체제가 안정적으로 가동되면 베트남 시장의 중단기 수급 전망, 동남아 시장 수요 증가세, 역외 제품 대비 우수한 가격경쟁력 등을 바탕으로 회사의 영업실적 향상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뿐만 아니라 △Nylon 필름 △PET 필름 △TAC 필름 등 필름과 NF3(삼불화 수소) 가스 등 비핵심 사업에서의 실적 개선도 기대된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제조 공정에 사용되는 NF3의 경우 전년대비 성장 폭은 크지 않겠으나, 전방산업 호조와 특수가스 판매량 증가에 따라 수익성이 개선될 전망이다.

    LCD 편광판 내 보호용 필름으로 삽입되는 TAC 필름은 자체 개발 기술을 바탕으로 한 생산설비를 통해 판매물량을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 최근 LCD 업황 호조에 따른 중국 고객사향 판매량 증가로 이익률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나일론 필름, PET 필름은 중국발 과잉공급과 수율 문제로 부진했으나, 코로나19 확산으로 포장용 및 IT용 수요가 증가하면서 판매량이 회복됐다. 위생 관련 수요가 지속되면서 견조한 실적이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서는 기타 부문 영업이익이 2분기 192억원으로, 지난해 2분기 138억원에 비해 39.3%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연간 영업이익은 512억원에서 752억원으로 46.9%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 관계자는 "필름 부문은 전방산업 경기에 따른 다소간의 실적 변동성이 나타나고 있으나, 최근 들어 수요 확대, 수율 개선 등에 힘입어 실적이 개선되고 있으며 NF3 부문은 우수한 경쟁지위를 바탕으로 안정적인 실적을 지속하고 있다"면서 "판매량 증가로 전사 실적에 기여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한편 효성화학은 대규모 투자에 따른 자금 소요 영향으로 차입 부담이 확대되는 등 재무구조가 저하됐다. 1분기 기준 부채 규모는 2조2305억원, 차입금은 1조7665억원이며 부채비율은 487%, 차입금의존도는 385%에 달한다.

    베트남 프로젝트 잔여 투자비를 비롯한 연간 투자 규모는 약 4000억원 정도 소요될 전망으로, 잉여현금흐름 부족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1분기 PP 부문 수요 확대 등에 힘입어 실적 개선이 나타난 가운데 중기적으로는 베트남 프로젝트 상업 가동에 따른 자체 현금창출력 확대와 투자 부담 경감 등으로 차입금 감축을 비롯한 재무구조 개선세를 보일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