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엔터·멜론, 9월 중 합병 시너지 노려네이버, 하이브·SM 등 경쟁력 갖춘 엔터사 협력KT, 스튜디오지니 중심 엔터·콘텐츠 사업 활성화
  • 국내 ICT(정보통신기술) 기업들이 엔터 사업에 적극적으로 진출하면서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글로벌 K-콘텐츠가 급부상하면서 해당 산업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겠다는 복안으로 풀이된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이하 카카오엔터)는 멜론컴퍼니(이하 멜론)와 합병을 결의했다. 멜론이 카카오엔터에 CIC 형태로 합류하는 방식이며, 9월 1일을 기일로 합병을 완료할 방침이다.

    업계에서는 IP·영상·디지털·공연 등 엔터산업 전 분야를 아우르는 비즈니스를 지속해온 카카오엔터와 음원 유통 플랫폼 강자인 멜론이 만나 밸류체인을 완성한 것으로 평가한다. 엔터테인먼트 전 분야에 걸쳐 기획, 제작은 물론 유통까지 모든 단계를 구축하게 된 것.

    이번 합병을 통해 카카오엔터는 연 매출 2조원을 바라보는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거듭날 전망이다. 카카오엔터의 연 매출은 약 1조원 수준으로 추정되며, 카카오의 공시에 따르면 멜론의 지난해 매출액은 약 5000억원이다. 합병 이후 양사의 시너지를 고려했을 때 연 매출 2조원 달성은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카카오엔터는 “글로벌에서 성과를 내고 있는 카카오엔터와 디지털 음원 플랫폼 사업자로서 굳건하게 자리를 지켜온 멜론의 합병을 통해 연매출 2조원을 바라보게 됐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리딩 기업을 목표로 하는 카카오엔터가 멜론을 글로벌 시장에 진출시킬 수 있다는 예측을 내놓고 있다.

    최근 국내 점유율이 급상승한 유튜브 뮤직과 스포티파이의 국내 시장 진출 등으로 국내 입지의 위협받고 있는 만큼, 글로벌 시장 진출로 타개책을 마련한다는 분석이다. 카카오엔터의 경우 스타쉽을 비롯한 음악 레이블 4개사를 산하에 두고 있어 이를 활용한 콘텐츠 공급이 가능할 전망이다.

    카카오와 모든 사업 분야에서 경쟁하고 있는 네이버는 경쟁력을 갖춘 엔터사와 협력하는 방식으로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대표적은 사례는 방탄소년단(BTS)의 소속사 하이브와의 협업이다. 네이버는 올해 초 4119억원을 투자해 하이브의 자회사 위버스 지분 49%를 확보했다. 네이버는 이를 토대로 올해 말 자사의 ‘브이라이브’와 위버스를 통합한 신규 플랫폼을 출범하고 엔터 사업을 적극적으로 전개한다.

    최대주주로 사업을 주도하는 것은 빅히트지만, 네이버는 기술적 지원을 바탕으로 양사의 시너지를 극대화할 방침이다.

    이기훈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3000만명의 월간이용자수(MAU)를 보유한 브이라이브와 통합, 아티스트 활동의 중요한 이벤트인 오프라인 콘서트 재개가 모두 내년에 기다리고 있다”며 위버스의 성장성을 높게 평가했다.

    이 밖에도 네이버는 지난 5월 세계 최대 웹소설 플랫폼 왓패드를 6억달러(한화 약 6855억원)에 인수하고 네이버웹툰과 합병해 왓패드 웹툰 스튜디오를 설립했다. 웹툰과 웹소설의 영상화가 엔터사업에서 거두고 있는 성과를 고려했을 때 IP를 보유하고 있는 플랫폼의 가치는 더욱 올라갈 것으로 전망된다.

    KT는 통신사 중 엔터 사업에 가장 적극적이다. 올해 ‘디지털플랫폼기업(디지코, Digico)’로 전환을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그 중심에는 스튜디오지니를 필두로 하는 콘텐츠 사업이 있다.

    스튜디오지니는 원천 IP 확보와 더불어 콘텐츠 제작부터 유통까지 이어지는 밸류체인 구축을 목표로 한다. 2023년까지 원천 IP 1000개 확보, 오리지널 콘텐츠 100개 이상 제작이란 비전을 제시했다.

    KT 그룹 내에 웹소설·웹툰 등 신규 IP를 발굴하는 ‘스토리위즈’, 음원 서비스를 제공하는 ‘지니뮤직’,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즌(Seezn)’ 등의 법인을 스튜디오지니가 컨트롤타워가 돼 사업을 전개한다는 방침이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KT 탈통신 매출의 핵심은 미디어, 금융, 부동산으로 압축된다”며 “미디어는 스토리위즈의 원천 IP, 스튜디오지니의 제작, KT그룹 채널 및 시즌을 통한 유통 등 밸류체인 전체를 아우르는 공격적인 사업 전개가 예상된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