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의향서 30일 마감HAAH "인수전 참여하겠다" 재확인LOI 제출 미루며 속태워… "투자계획 분명히 해야"
  • ▲ 쌍용차 평택공장 모습 ⓒ쌍용차
    ▲ 쌍용차 평택공장 모습 ⓒ쌍용차
    쌍용자동차의 유력 인수후보인 미국 HAAH 오토모티브가 인수의향서를 제출하겠다는 의사를 나타냈다. 

    기업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쌍용차가 새 주인을 찾을 가능성이 높아졌지만 매각 과정에서 줄곧 HAAH만 바라보면서 협상 주도권을 잃고 끌려다닌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쌍용차의 매각 주관사인 한영회계법인은 오는 30일까지 인수의향서와 비밀유지확약서를 받는다. 내달 예비실사를 실시하고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 후 본 실사와 투자계약 등의 수순을 밟는다는 계획이다.  

    HAAH는 이번주 안으로 인수의향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HAAH의 창업주인 듀크 헤일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우리가 쌍용차를 인수할 가장 최적의 업체이며, 마감전까지 인수의향서를 낼 것”이라고 밝혔다. 

    당초 HAAH는 조만간 파산신청을 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쌍용차 인수를 포기할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HAAH는 미중 관계 악화로 중국과의 사업은 접지만 쌍용차 사업을 전담할 새로운 회사인 ‘카디널 원 모터스(Cardinal One Motors)’를 설립해 인수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HAAH가 인수전에 다시 나서면서 쌍용차는 한숨을 돌리는 모양새지만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쌍용차는 지난해부터 HAAH와 매각협상을 벌여왔지만 답보상태가 지속됐다. 올해 초 서울회생법원은 HAAH에 3월31일까지 투자의향서(LOI) 제출을 요구했지만 기한까지 묵묵부답으로 일관했고 쌍용차는 결국 4월15일 기업회생절차에 돌입했다. 

    당시 HAAH는 3700억원 규모의 공익채권 등을 두고 고심한 것으로 전해졌지만 일각에서는 인수금액을 낮추기 위해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는 추측도 나왔다. 

    이후 에디슨모터스, 박석전앤컴퍼니, 케이팝모터스 등이 인수 의사를 밝혔다. 쌍용차 측도 “HAAH와의 협상 과정을 돌이켜보면 독점적인 지위를 확보하면서 대응하기 어려웠다”면서 “다수의 인수 후보자 간 경쟁을 유도해 유리한 조건에서 매각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국내 인수 후보군의 경우 자금 동원력이나 인수 의지에 의문이 제기되면서 쌍용차가 기대하는 인수후보자 간 경쟁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분위기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내 전기차 업체나 사모펀드는 사실상 쌍용차를 인수할 능력이 없으며, 만약 인수한다면 큰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면서 “사실상 HAAH 한 곳으로 압축된 상황인데, HAAH도 인수를 위한 투자유치 계획을 분명하게 밝히지 않고 있는데다가 파산 이슈도 있어 실제 인수까지는 난항이 예상된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