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국회, 여야 국회의원 셧다운제 폐지로 한목소리韓, 민주주의 국가 중 유일하게 셧다운제 적용중독포럼 중심으로 셧다운제 폐지 반대 목소리... 대립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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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셧다운제가 도입 10년 만에 폐지론이 불거진 가운데, ‘중독포럼’을 중심으로 반대 의견이 나오고 있어 입법 난항이 예상된다.27일 업계에 따르면 국회에서 셧다운제 폐지를 골자로 한 다수의 개정안이 발의됐으며, 여야를 가리지 않고 셧다운제 폐지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지난달 25일에는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강제적 게임 셧다운제를 폐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청소년보호법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전 의원은 “셧다운제가 입법 취지와 달리 제대로 된 효과 없이 산업 분야 위축과 불필요한 사회 갈등을 야기한 대표적 악성 규제”라고 설명했다.지난 5일에는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이 강제적 셧다운제 폐지 내용을 담은 ‘청소년 보호법 일부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허 의원은 “강제적 셧다운제는 부모의 자녀교육권을 침해하며, 국내에서 인터넷게임을 제공하는 업체만 규율해 국내 인터넷게임 제공자들의 직무수행 자유를 제한한다”면서 “최근 한국콘텐츠진흥원 보고서에 따르면 수면시간과 게임이용시간에 의미 있는 상관관계는 나타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가장 최근에는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을 지난 20일 대표발의했다.조 의원이 발의한 게임법 개정안은 ▲강제적 셧다운제 관련 내용 삭제 ▲현행 게임법의 게임시간 선택제 일원화 ▲게임과몰입·중독 예방 조치에서 '중독'이라는 용어를 삭제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조 의원은 “청소년 보호법상의 강제적 셧다운제 내용이 삭제됐을 경우 이 법안을 통해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상의 해당 내용도 함께 정비함으로써 강제적 셧다운제 폐지를 완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이 밖에도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인 이낙연 의원이 “셧다운제는 한국에만 있는 기이한 규제이며 실효성도 의문시된다”고 지적했으며,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역시 “게임의 부정적인 측면을 과대해 학부모를 대상으로 입법 홍보를 했던 사안”이라고 비판했다.게임업계 역시 셧다운제가 전 세계에서 공산국가인 중국과 베트남에서만 시행 중이란 점을 지적하면서 과도한 규제란 지적을 내놓고 있다.셧다운제를 폐지해야 한다는 민·관·정의 목소리가 커지자 중독포럼을 중심으로 셧다운제 폐지 반대 움직임이 일고 있다. 중독포럼은 14개 전문학술 단체와 91개 시민단체와 함께 지난 22일 ‘셧다운제 폐지 시도 철회와 체계적 대책 강화 촉구’ 공동성명을 발표했다.중독포럼은 “코로나19로 인해 세계 아동청소년 건강분야 전문가들과 학계가 아이들의 과도한 디지털미디어 이용과 이로 인한 다양한 위험을 우려하고 걱정하고 있다”며 “셧다운제 폐지를 시도하는 일부 정치권과 정부부처, 관련 인사들의 부적절한 행태에 개탄을 금치 않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특히 이들은 셧다운제의 실효성 논란에 대해 "셧다운제가 효과가 없으니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은 논리적 오류이자 모순된 주장"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셧다운제도 폐지 이후 청소년들의 수면권이 어떻게 보장될 수 있는지를 설명해야 한다는 주장이다.중독포럼은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하 콘진원)이 발간한 게임백서도 예로 들고 있다. 게임백서에 따르면 만 9세에서 14세 연령의 게임 이용시간대가 ‘밤 10시~아침 6시’인 경우는 셧다운제도 시행 이전인 2011년 10.2%에서 법 시행 이후인 2012년 1.5%로 85.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하지만 지난 5월 콘진원이 공개한 ‘2020 게임이용자 패널 연구(1차년도)’에 따르면 셧다운제의 적용을 받지 않는 유저들도 수면시간과 게임이용시간의 의미 있는 상관성이 나타나지 않았다. 오히려 수면시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긴 학습시간과 업무시간이라는 조사결과가 도출되기도 했다.일각에서는 중독포럼이 게임에 의료화를 적용하기 위해 이 같은 행보를 보인다고 분석한다. 실제로 중독포럼과 뜻을 함께 하는 단체에 대한예방의학회,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 대한보건협회, 한국중독정신의학회 등의 협회가 속해 있어 해당 주장의 신빙성을 더한다.업계 관계자는 "민·관·정과 중독포럼의 대립이 첨예하다는 점에서 단기간에 셧다운제 폐지 여부가 정해지기란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여성가족위원회의 간사를 맡고 있는 권인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게임 셧다운제 폐지 법안을 발의하면서 10년만에 셧다운제 폐지가 현실화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한편, 국회에서 계류 중인 게임 셧다운제 관련 개정안들은 이르면 8월 중 논의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