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판 충당금 선반영크래프톤 등 증시 상황 고려최대 1조800억 조달… 친환경 선박, 수소·로봇 사업 투자현대삼호중공업, 현대글로벌서비스 상장 대기
  • ▲ 현대중공업이 건조한 킹스키 반잠수식 원유생산설비ⓒ연합뉴스
    ▲ 현대중공업이 건조한 킹스키 반잠수식 원유생산설비ⓒ연합뉴스
    현대중공업그룹 간판 현대중공업이 상장 절차에 본격 착수한다. 계획대로 내달 코스피에 입성하면 몸값은 5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오는 9월 일반 공모청약으로 1800만주를 신주 발행한다. 사측은 금융위에 제출한 증권신고서에 희망공모가격으로 5만2000~6만원을 써냈다. 구주 매출없이 전량 신주 발행하며 공모자금은 1조800억원에 달한다.

    계획대로 상장이 마무리되면 한식구인 현대미포조선 시총 3조1600억원을 크게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실질적인 조선 대장주로 거듭나는 셈이다. 경쟁사 삼성중공업 시총은 4조1000억원대다.

    증권가에서는 현대중공업이 다소 보수적인 몸값을 제시했다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현대중공업의 자본총계가 현대미포조선 2조4013억원의 2배가 넘는 6조원에 달하는 만큼 몸값을 최대 7조원까지 내다봤다. 실적 개선세도 뚜렷해 상반기에만 85억5100만달러어치 계약을 따내 올해 목표치 88억8800만달러의 99.6%를 달성했다.

    겸손한 몸값은 크래프톤, 카카오뱅크 등 기대를 모았던 IPO대어들이 공모가 고평가 논란에 휩싸였기 때문으로 보인다. 공모가 49만8000원으로 시작한 크래프톤은 상장 이틀만인 11일 종가 기준 40만7000원까지 떨어졌다. 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은 "연초부터 열기가 뜨거웠던 IPO 시장에 고평가 논란이 불거지면서 열기를 식히는 모습"이라며 "신규 상장기업들의 업황과 성장 모멘텀에 따라 투자자들의 옥석 가리기는 더욱 심화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9월말, 10월초로 예상됐던 상장시기가 당겨진 것도 IPO 성공을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현대중공업은 후판값 상승에 따른 손실분을 2분기 실적에 포함시키는 등 발빠른 대처를 이어가고 있다. 선반영된 손실분은 하반기 원자재값 인상이 선박가격에 반영되면 뚜렷한 영업이익 증가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선가를 나타내는 신조선가지수는 이달 초 144.5포인트를 기록해 2011년9월 140.6포인트 이후 10년만에 최대치를 기록 중이다.

    현대중공업은 확보된 자금으로 친환경 스마트 선박 기술개발 등에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수소, 암모니아를 활용한 선박엔진 개발과 연료전지 등에도 활용된다. 그룹 전사가 참여하는 수소·로봇 사업도 그리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이를 위해 조선중간지주사 한국조선해양 계열사 현대삼호중공업과 중공업지주 계열 현대글로벌서비스에 대한 IPO 계획도 추진 중이다.

    현대중공업그룹 관계자는 "2030년까지 해상과 육상을 아우르는 수소 밸류 체인을 구축해 미래 시장을 선도하는 퍼스트 무버로 자리를 확고히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